‘제5의 메이저대회’인 플레이어스챔피언십 3라운드가 열리고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TPC소그래스 17번홀(파3)에서 11일 갤러리들이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제5의 메이저대회’인 플레이어스챔피언십 3라운드가 열리고 있는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TPC소그래스 17번홀(파3)에서 11일 갤러리들이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다. AFP연합뉴스
‘옛 황제(마르틴 카이머)의 부활이냐, 새로운 황태자(조던 스피스)의 탄생이냐.’

‘제5의 메이저대회’인 플레이어스챔피언십(총상금 1000만달러) 최종라운드는 3년 전 세계랭킹 1위 마르틴 카이머(독일)와 스무 살 ‘젊은 피’ 조던 스피스(미국)의 우승 경쟁으로 압축된 듯한 분위기다. 카이머와 스피스는 1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TPC(파72·7215야드)에서 열린 대회 사흘째날 합계 12언더파 204타로 3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존 센든(호주)에 3타 앞선 공동 선두에 나섰다. 두 선수는 우승상금 180만달러를 놓고 12일 오전 3시35분 최종라운드에 돌입했다.

스피스, 54홀 무보기 플레이

조던 스피스
조던 스피스
사흘 동안 단 1개의 보기도 범하지 않은 스피스의 집중력이 돋보인 날이었다. 스피스는 전반적인 샷 난조를 보인 가운데 후반 3개홀에서 경이로운 파세이브를 해냈다. 14번홀(파4)에서 티샷한 볼이 밀리면서 옆 홀인 12번홀로 넘어갔다. 그린이 안 보이는 상황에서 스피스는 하이브리드로 쳐 그린사이드 벙커로 볼을 보낸 뒤 파세이브를 해냈다.

16번홀(파5)에서는 세 번째 샷이 그린 뒤 해저드 직전에서 멈추는 아찔한 순간을 연출했다. 그는 칩샷을 홀 1.2m 옆으로 보내 다시 한 번 ‘천금 같은 파’를 기록했다. 18번홀(파4)에서도 티샷이 나무 아래로 들어가 간신히 ‘3온’을 한 뒤 4m 파세이브를 성공시키며 ‘주먹 세리머니’를 펼쳤다. 카이머는 여기서 3m 파 퍼트에 실패하며 스피스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스피스는 “볼 스트라이킹이 하루 종일 잘 안됐다. 티샷을 하고 난 뒤 나무 아래서 플레이했지만 몇 개 홀을 정말 잘 막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1993년 7월27일생인 스피스는 지난해 7월 만 19세11개월18일의 나이로 존디어클래식에서 우승하며 미국 PGA투어 사상 82년 만에 10대 챔피언에 올랐다. 지난달 마스터스에서도 최종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출발해 공동 2위를 차지한 스피스는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를 능가하는 차세대 주자로 떠올랐다.

카이머, 부활할까

마르틴 카이머
마르틴 카이머
첫날 9언더파로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을 세운 카이머는 2011년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후 8주간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이후 페이드샷만 구사할 줄 알았던 카이머는 드로샷을 내기 위해 스윙 교정에 들어갔으나 실패하면서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현재 세계랭킹은 61위로 추락한 상태다.

카이머는 최근 스윙 교정을 중단하면서 예전의 감각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는 이 대회 직전까지 그린을 놓친 뒤 파나 버디를 기록하는 ‘스크램블링’ 능력에서 투어 193위에 머물렀으나 이번주에는 4위로 솟구쳤다.

카이머는 “이런 큰 대회에서 선두 그룹에 포진할 기회는 많지 않다”며 “파5홀에서 타수를 줄여야 하고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17, 18번홀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콧, 상위 16위에 들까

이번 대회에서 16위 안에 들면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스콧은 합계 3언더파 공동 28위에 자리했다. 첫날 5오버파 77타를 친 뒤 2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쳐 커트를 통과한 스콧은 이날도 3타를 줄이며 상승세를 타고 있어 생애 첫 랭킹 1위 등극의 기대감을 부풀렸다. ‘미남 스타’로 유명한 스콧은 지난달 여자친구인 마리 코자르와 결혼한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상위 6위에 들어야 랭킹 1위에 오르는 헨리크 스텐손(스웨덴·랭킹 3위)과 단독 2위를 해야 하는 버바 왓슨(미국·4위), 우승을 해야 ‘넘버 원’이 되는 맷 쿠차(미국·5위)는 나란히 합계 5언더파로 공동 13위를 기록했다.

배상문은 이날 7타를 잃고 합계 2오버파 공동 68위까지 미끄러졌다. 케빈 나는 합계 1언더파 공동 37위, 최경주는 합계 이븐파 공동 52위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