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 교육 서두르자] "SW로 움직이는 시대에 정보교과 찬밥신세라니…"
“생활 속 모든 것이 소프트웨어(SW)로 움직이는 시대에 이를 가르치는 정보 과목이 선택과목으로 밀려나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수업 시간이 짧더라도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정보교과를 필수과목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황윤록 부천 소사중학교 교장(61·사진)이 교사 때 맡은 과목은 기술·공업이다. 최근에는 중·고교 선택과목인 ‘진로와 직업’ 교과서 저술에도 참여했다. 수업 시간 배정을 놓고 정보 과목과 경쟁관계에 있는 교과의 활동을 하면서도 그는 정보 과목을 필수과목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교장으로 소사중학교에 부임한 그는 졸업식 때 모든 학생과 악수하며 장래 계획을 물었다. 일부 대답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었지만 상당수가 컴퓨터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프로그래머가 되겠다”는 학생도 여럿이었다. 그는 “정보화 시대 아이들의 미래와 관련해서도 SW는 떼어놓을 수 없는 분야”라며 “이런 과목을 선택과목으로 분류해 학교가 선택할지 말지 고민하게 하는 현재의 교육편제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소사중학교는 2001년부터 정보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전자 주니어 소프트웨어 아카데미에도 참여해 교육용 프로그래밍 언어인 ‘스크래치’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보 담당 교사 주도로 만든 로봇 동아리도 운영 중이다.

황 교장은 정보 과목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담당 교사들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했다. 교사들이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보다 적극적으로 SW의 중요성을 알려 나가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일과를 마친 뒤 학교를 돌다 보면 로봇동아리 학생들이 저녁까지 남아 서로 상의하는 모습을 볼 때가 많다”며 “교사들이 틀에 박힌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의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어야 SW 교육에 대한 공감대가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변 학교에서는 정보 수업이 없어지면서 관련 교사들이 국어 등 다른 과목으로 전공을 변경하는 일이 많아졌다”며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정보 과목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했다.

컴퓨터실 노후화 등에 대해서는 “가슴이 답답하다”며 안타까움도 드러냈다. 그는 “아이들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정보 교육 여건을 개선하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