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11일 오후 3시11분

한국토지신탁 지분 3.59%를 인수한 외국업체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한토신 2대 주주 자리를 넘보고 있는 글로벌 사모펀드 KKR과 관련된 회사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 투자회사인 파월은 지난 7일 한토신 지분 3.59%(905만여주)를 유가증권 부동산개발업체 이스타코로부터 163억원에 인수했다. 이 지분은 당초 소셜미디어99가 지난해 9월 자회사를 통해 인수한 것으로, 이날 이스타코에 주당 1790원에 매각됐다. 이스타코는 지분을 취득한 직후 KDB대우증권을 통해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다시 지분을 팔았다. 매각가는 주당 1800원으로 하루 동안의 ‘단타매매’로 주당 10원, 총 9000만원의 차익을 올렸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우선 이스타코가 큰 시세차익 없이 곧바로 되팔 지분을 사들인 점에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누군가의 우회 매집을 돕기 위한 목적 등 다른 배경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토신의 새 주주가 된 파월은 실체가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다. 하지만 대표이사 이름 ‘NICOLE J. MACARCHUK’이 2010년 KKR에 합류한 고문변호사 이름과 정확하게 일치해 KKR 측의 지분확보 전략과 관련이 있을 것이란 추정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KKR은 지난달 한토신 경영권을 갖고 있는 아이스텀파트너스 지분(31.61%)을 인수키로 하고 양해각서를 맺었다. 아이스텀은 그동안 ‘경영권이 없는 최대주주’인 엠케이전자(지분율 37.56%)와 치열한 지분 확보 경쟁을 벌여왔다. 이번에 파월이 사들인 지분 3.59%는 KKR이 가세한 향후 경영권 경쟁 구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확보할 수 있는 규모로 평가된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