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추문에 휩싸인 서울대 음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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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주 지식사회부 기자 ohj@hankyung.com
![[취재수첩] 추문에 휩싸인 서울대 음대](https://img.hankyung.com/photo/201405/AA.8656603.1.jpg)
김 학장은 서울대가 지난 3월 ‘성악교육 정상화 특별위원회’ 위원으로 임명한 9명의 주요 보직교수 중 한 사람이다. 서울대 성악과는 지난해부터 교수 성추행 논란과 교수 채용을 둘러싼 파벌 다툼 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성악과 학과장에 국악과 교수를 임명하는 ‘초강수’를 두기도 했다.
그런데 특위 구성 두 달여 만에 해당 단과대 학장이자 특위 위원인 김 학장마저 비리에 연루됐다는 수사결과가 나오자 학교 안팎에선 “정말 왜 이렇게 일이 꼬여만 가는지 모르겠다”는 탄식이 나왔다. 성악과 개혁방안을 마련할 책임자가 오히려 개혁의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서울대는 사태의 심각성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김 학장 거취와 관련해 서울대 측은 “절대로 그런 일을 저지를 분이 아니다”면서도 “본인이 스스로 판단할 문제”라는 모호한 반응을 보였다.
제자 성추행 논란으로 직위해제된 박모 교수에 대한 징계 절차도 지지부진하다. 지난 8일 징계위원회에서 박 교수는 건강상 문제를 이유로 진술을 거부했다. 다음 징계위원회는 2주 뒤에 열린다.
잇따르는 의혹 제기에 대해 서울대 일각에선 “부풀려진 이야기들이 나와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서울대는 음대 전반에 만연한 비리와 불투명성이 지금의 불신을 자초했다는 지적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서울대 성악과를 나온 탤런트 김혜은 씨는 최근 한 방송에서 성악을 그만둔 이유를 묻자 “학창시절 음악계의 비리와 암투를 보고 꿈을 접었다”고 답했다. 서울대는 김씨와 같은 성악도가 다시 나오지 않도록 제대로 된 개혁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오형주 지식사회부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