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진 기자 ] "KT가 좋은 실적을 내자 무조건 '불법 보조금'으로 몰아가려는 움직임이 있습니다. 그러나 KT는 정말 배고팠습니다. 그동안 성과는 '헝그리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현장에서] KT, 보조금 논란에 호소 "눈물 젖은 빵 먹어봤나"
임헌문 KT 커머스터부문장(부사장)은 12일 '눈물 젖은 빵'이라는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장사하는 사람이 이렇게 나와 얘기하는 게 생뚱맞지만, 진실을 알려야 겠다"며 마이크 앞에 섰다.

임 부사장은 "KT가 명예퇴직으로 8300여 명을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은 뒤 남은 사람들이 결의를 다졌다"며 "가판대에서 행인들에게 빵과 우유를 제공했고, 황금 연휴에는 전국 230개 센터 600여명이 북한산, 청계산, 전국 공원을 보따리 싸들고 찾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스님에게도, 축구 동호회에 가서도 휴대폰을 팔고 버스 정류장에서 일일이 안내 책자를 뿌렸다"며 "대리점, 마케팅부, 지사에서도 나와 '3위 1체'로 일했다"고 강조했다.

KT가 영업현장 설명회를 이례적으로 개최한 것은 '불법 보조금' 논란 때문이다. KT는 지난달 27일 단독 영업을 시작한 후 이달 9일까지 총 15만3000명의 고객을 끌어 모았다. 하루 평균 약 1만1000명의 고객을 유치했다. 경쟁사보다 2~3배 가량 많은 수치다.

그러나 KT는 경쟁사보다 오히려 보조금을 적게 썼다고 주장했다. 임 부사장은 "올해 새로 오픈한 매장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배 증가했다"며 "영업 개시 전 2000억원이 넘는 단말기 물량을 사전에 확보하면서 성과를 미리 짐작했다"고 말했다.

KT의 '저가폰 전략'도 강조했다. 갤럭시S4미니, 옵티머스GK 등 10여개 저가폰 라인업을 구축했으며, 이 단말기의 가입 비중이 43.1%에 달한다는 것.

다만 KT는 '눈물 젖은 빵', '맨발 투혼'을 연거푸 강조하면서 신규 매장이 갑자기 증가한 점에 대해서는 정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또 '저가폰' 효과에도 가입자당 매출(ARPU)은 전혀 하락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통상 저가폰 가입자가 요금할인을 선택하면 매출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최근 KT 번호이동 개통이 지연된 점에 대해서도 명확한 답변은 하지 못했다. KT는 서울보증보험과 연동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서울보증보험 측은 문제가 없었다고 밝힌 상태다. 경쟁사들은 KT가 '불법 보조금' 논란에 휘말리자 실적을 축소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KT 측은 "1분기 IR 자료를 봐도 KT가 보조금을 가장 적게 썼음을 알 수 있고, (이번 논란에 대해서도) 나중에 다 확인하라"며 "경쟁사들의 무분별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서는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