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무용단이 오는 31일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일 무용 ‘단’. 국립극장 제공
국립무용단이 오는 31일 해오름극장에서 선보일 무용 ‘단’. 국립극장 제공
지난해 무용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던 국립무용단의 ‘단’과 ‘묵향’이 오는 3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번갈아 공연된다.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12일 서울 수하동의 한 식당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두 작품을 함께 공연하면 관객들은 짧은 기간에 다양한 공연을 볼 수 있어 눈길을 끌 것”이라고 말했다.

국립극장은 지난해 10월에도 교차 공연을 선보였다. 국립무용단의 ‘춤, 춘향’과 국립발레단의 ‘지젤’을 번갈아 무대에 올린 것. 당시 ‘춤, 춘향’은 국립무용단 창단 51년 만에 매진 사례를 기록했다.

이번에 재공연하는 ‘단’과 ‘묵향’은 두 편 모두 한국무용의 틀을 깨는 작품이다. ‘단’(5월31일, 6월4·6일)은 안무가 안성수 씨의 작품으로, 한국 춤의 원형인 굿을 절제된 형식으로 풀어냈다. 신분, 종교, 권력을 상징하는 오브제인 단 위에서 인간이 내적·외적으로 갈등하는 모습을 그렸다. 전통음악인 시나위와 바그너의 오페라 서곡 등을 섞어 배경음악으로 쓰고, 수백개의 형광등과 초록·붉은색 빛이 만들어 내는 무대 조명이 강렬하다. 안씨는 “3막9장 중 이번 공연에는 4장을 새로 바꿨고, 6장과 7장이 이전보다 길어졌다”고 설명했다.

‘묵향’(6월1·3·5·7일)은 윤성주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이 안무한 작품. 매난국죽 사군자를 춤사위로 표현했다. 봄·여름·가을·겨울을 통해 세상을 보는 군자의 시선을 담았다. ‘단’이 전통을 현대식으로 풀어낸 데 비해 ‘묵향’은 전통 춤사위의 본질에 충실한 작품이다. 화선지같이 하얀 공간에서 전통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함축적인 몸짓으로 무대를 꾸민다. 윤 감독은 “무대는 크게 바뀌지 않지만 출연자 중 반 이상이 바뀌기 때문에 지난해와 다른 느낌의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작품 모두 정구호 전 제일모직 전무가 연출·무대·의상·음악 디자인을 맡았다. 한 폭의 그림 같은 무대가 인상적이다. 2만~7만원. (02)2280-4114~6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