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몽준 의원(
정몽준 후보, 현대重 주식 백지신탁 할까… '눈길'
사진)이 12일 6·4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되면서 현대중공업 보유주식 백지신탁 문제가 본선에서도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주식 백지신탁은 공직자가 될 경우 자신의 직무와 관련이 있는 주식을 처분하거나 대리인에 위탁하게끔 하는 제도다. 현대중공업 대주주인 정 후보의 보유 주식 평가총액은 지난해 말 기준 1조9719억 원에 달한다.

만약 정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되고, 안정행정부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가 현대중공업 주식이 시장 직무와 관련성 있다고 인정할 경우 이 주식을 팔거나 금융권에 백지신탁 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정 후보는 사실상 현대중공업에 대한 지배력을 상실한다고 볼 수 있다. 7선 의원인 정 후보는 그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등 보유 주식과 관련 없는 상임위를 택해 백지신탁 문제를 비켜갔다.

하지만 당내 서울시장 후보 경선 과정을 거치며 이 문제가 거론됐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오일뱅크 등 계열사들이 서울시 공공조달에서 거래 실적이 있으며 하이투자증권 등 일부 계열사 역시 본사를 서울에 두고 있어 시장 업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원순 시장과의 본선 맞대결에선 이 문제가 더욱 집중적으로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정 후보 측은 보유 주식과 시장 업무는 무관하다는 입장. 조선 부문을 주축으로 글로벌 사업구조를 갖춘 현대중공업은 서울시 인·허가 업무 등과 관련성이 없으며 계열사의 경우 백지신탁 심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정 후보는 백지신탁이 불가피하다면 현대중공업 경영권을 포기할 뜻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정 후보는 지난 3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업무 유관성이 인정된다면 주식을 매각할 수도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 후보가 주식을 백지신탁하지 않고 가족 등에게 증여·상속 또는 아산사회복지재단 등에 넘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증여나 상속은 대상이 되는 가족이 독립세대를 꾸릴 경우에 한하며 막대한 증여·상속세 납부 문제도 동반한다.

현재 현대중공업은 정 후보의 장남인 정기선 경영기획팀 수석부장이 회사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백지신탁 문제에 대한 정 후보의 결정이 경영권 승계 구도로 이어질 수 있어 업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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