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사하는 이혜훈, 고개숙인 김황식 > 정몽준 의원(가운데)이 12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뒤 이혜훈 후보와 악수를 하고 있다. 김황식 후보(왼쪽)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 인사하는 이혜훈, 고개숙인 김황식 > 정몽준 의원(가운데)이 12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6·4 지방선거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승리한 뒤 이혜훈 후보와 악수를 하고 있다. 김황식 후보(왼쪽)는 고개를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7선의 정몽준 의원(63)이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뽑히면서 6·4 지방선거 승패를 가를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전이 본격 펼쳐지게 됐다. 지난 3월2일 공식 출마선언 이후 김황식 전 국무총리, 이혜훈 최고위원과 치열한 당내 후보 경쟁을 벌인 정 후보는 이제 재선을 노리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박원순 현 시장과 본선에서 맞붙는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민심 변화가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어느 후보가 바닥 민심을 파고들어 승리할지 관심이다.

이날 서울시장 경선을 끝으로 새누리당의 17개 광역단체장 선정 작업이 모두 마무리됐다. 정 후보는 경선 직후 후보 수락연설에서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누가 제대로 지켜줄 수 있는지 구별하는 역사적 선거”라며 “잠자는 서울을 깨워 일자리와 복지를 챙길 수 있는 시장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무능하고 위험한 세력에 시장직을 계속 맡길 수 없다”며 “서울을 살리고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을 지키겠다”고 했다.

압승한 정몽준 "잠자는 서울 깨워 일자리·복지 챙기겠다"
여론조사와 선거인단 투표 등 경선 결과에는 이변이 없었다. 정 후보는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사전 실시된 국민여론조사(20% 반영)에서 60.2%의 높은 지지율을 받아 김 전 총리(26%)와 이 최고위원(13.8%)을 눌렀다. 현장에서 실시된 대의원·당원·국민선거인단 투표(80% 반영)에서도 2위인 김 전 총리(724표)보다 3배 이상 많은 2657표를 얻었다.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바탕으로 여론조사에서 크게 우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는 했지만 친박근혜 주류 측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김 전 총리를 큰 표차로 제친 것은 예상 밖이라는 반응들이 당내에서 나온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김 전 총리가 경선 기간 내내 반전을 꾀하며 네거티브성 공방을 이어간데다 막판에 스스로 부추긴 ‘박심’ 논란에 대해 당원들이 오히려 반감을 가진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현대중공업이라는 대기업의 최대 주주이자 용산개발 및 뉴타운 사업 재추진과 같은 개발 공약을 적극적으로 제시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후보는 2007년 제17대 대선을 앞두고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 입당한 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내리 5선을 한 울산을 떠나 서울 동작을로 지역을 옮겼다. 특히 새누리당 입당 6년여 만에 차기 대권의 ‘교두보’로 통하는 서울시장 후보 자리에까지 올랐다.

2008년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당시 2위를 차지한 데 이어 2009년에는 대표직을 승계하며 당의 중심에 섰음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독자세력을 형성하지 못했던 것을 고려하면 이번 승리로 비주류의 한계를 딛고 일어선 것이라는 게 당내 평가다.

박 시장과의 본선 대결은 그의 정치 인생에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서울시장이 되면 여권의 강력한 대선 주자로 부상하게 된다. 그러나 본선 진출을 위해 의원직까지 내려놓은 상황에서 패배하면 7선 정치 역정에서 최대 시련을 맞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몽준 후보는 누구

△1951년 부산 △혈액형 O형 △종교 기독교 △취미 등산 △좌우명:君子 和而不同, 小人 同而不和(군자는 남과 조화를 이루면서도 남과 같아지지 않고, 소인은 남과 같아지면서도 조화를 이루지 않는다) △중앙고, 서울대 경제학과 △육군 중위 전역(ROTC 13기) △현대중공업 회장, 대한양궁협회 회장,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 한나라당 대표 △13, 14, 15, 16, 17, 18, 19대 국회의원

이정호/은정진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