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차·수수료 등 감안해 투자지역 선택…종목 선택 확신 없다면 ETF를 노려라
해외 주식시장은 한국 주식시장의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주요 지표 중 하나다.국내 투자자들도 항상 촉각을 곤두세운다. 하지만 해외 금융시장을 투자 대상으로 바라본 것은 오래되지 않았다. 간접투자 방식 외에 해외에 직접 투자하는 투자자들이 아직 많지는 않다. 심지어직접투자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있다.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환전을 미리 해야 한다는 점 외에 특별히 국내 주식 투자 방법과 다르지 않다. 이미 국내 주식 계좌를 갖고 있다면 별도의 해외 주식 계좌를 만들지 않아도 된다. 해외 투자에 대한 신고도 필요하지 않다. 다만 매매절차와 세금 등 한국 시장과 다른 몇 가지 사항을 숙지하고 있어야 성공적인 투자가 가능하다.

국내 주식 계좌 있으면 ‘OK’

해외 직접투자를 위해선먼저 증권회사에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이미 사용 중인 국내주식 계좌가 있다면 추가로 개설할 필요가 없다. 그 계좌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모든 증권회사가 해외주식 직접투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증권사마다 서비스 국가나 수수료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거래계좌가 준비됐다면 해당 증권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해외 직접투자를 할 수 있다. 객장에 비치된 ‘해외 주식 서비스 신청서’를 작성해 제출해도 해당 계좌를 통해 투자가 가능하다.
시차·수수료 등 감안해 투자지역 선택…종목 선택 확신 없다면 ETF를 노려라
시간·비용·환율 감안해야

이제 본격적으로 투자 대상을 선택해보자.해외 시장 중 어디에 투자할지 결정해야 한다. 시장 선택은 종목 선정만큼 중요하다. 거래 시장에 따라 국내와의 시차, 거래량, 세금 등 비용이 다르다. 해당 시장의 통화로 환전해 거래해야 하기 때문에 환율 변화에따른 리스크도 고려해야 한다.

예컨대 영국 반도체 장비 제조회사인 암 홀딩스(ARM Holdings PLC)는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에 원주가, 미국 나스닥 시장에 미국주식예탁증서(ADR)가 동시에 상장돼 있다. 국내 투자자들은 이들을 모두 거래할 수 있다. 거래 시간을 보면 국내 시간 기준으로 야간에 개장하는 미국 시장(한국시간 오후 10시30분~오전 5시)보다 늦은 오후에 개장해 거래할 수 있는 영국 시장(한국시간 오후 4시~오전 0시20분)이 접근하기 쉽다. 미국 시장 거래를 위해 주간에 ‘예약주문’을 넣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실시간으로 시장 움직임을 봐가며 거래하려는 투자자들에겐 거래시간이 중요한 변수다. 시장별 하루 평균 거래대금과 가격제한폭 등도 반드시 확인해야 할 요소다.

세금을 포함한 비용도 따져봐야 한다. 미국 시장은 매매수수료를 비롯해 증권거래세가 부과된다. 영국 시장은 매수할 때 인지세가 부과된다. 홍콩,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시장과 프랑스, 아일랜드 등 유럽 시장에도 일부 비용이 들기 때문에시장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거래 시장을 선택할 때 또 다른 변수는 통화다. 환전 절차와 비용, 환율 변동까지 투자의 일부이기 때문이다. 주식투자로 매매차익을 거두고도 환손실 때문에 전체적으로 손해를 보는 경우도 있다. 반대의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거래 증권회사를 통해 환헤징 거래를 할 수도 있다. 다만 비용 대비 효율성을 따져보면 실제로 그 수요는 많지 않다. 일반적인 경우 경기가 좋아지면 해당국 통화도 강세를 보여 주식투자 외에 부가적인 수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다른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달러나 홍콩 달러, 일본 엔화, 유로 등 주요 통화의 경우 실시간 환전이 가능하다. 베트남 동화나 필리핀 페소 등 이종통화 환전을 해야 하는 경우에는 실시간 환전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상장지수펀드(ETF)도 대안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아마도 종목 선정일 것이다. 해당국 기업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얻기가 쉽지 않아서다. 따라서 처음 해외 직접투자를 하는 투자자라면 해외 ETF로 시작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수 있다. 글로벌 거시경제의 움직임과 펀드 등의 자금흐름을 파악해 해당 시장의 지수나 업종대표 종목에 투자하는 ETF 매매 타이밍을 잡아보자. 종목 선정의 어려움과 개별 종목 투자에 따른 변동성 리스크를 다소 완화할 수 있다.해외 ETF 선정이나 개별 종목 선정 모두 증권회사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해외 직접투자는 양도세 내야

시차·수수료 등 감안해 투자지역 선택…종목 선택 확신 없다면 ETF를 노려라
해외 직접투자가 국내 주식투자와 가장다른 점은 양도소득세가 부과된다는 점이다. 국내 거주자는 연간 해외 직접투자의 매매차익 연 250만원 초과분에 대해 22%(주민세 포함)의 양도소득세가 분리과세된다. 이때의 과세표준은 다른 양도차익과 합산하지 않고 250만원 이하 수익에 대해서는 납세의무가 발생하지 않는다. 해외 직접투자에 따른 양도소득세 신고는 다음해 5월 말까지 1년치에 대해 투자자가 직접 관할 세무서에 신고해야 한다. 일부 증권회사를 통해 무료로 대행서비스를 제공받을 수도 있다. 해외 뮤추얼펀드 등 해외 간접투자의 대부분이 다른 금융소득과 합산해 종합과세되는 것에 비해 해외 직접투자는 분리과세되기 때문에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에겐 상대적으로 절세할 수 있는 방법이다.

이용훈 < 신한금융투자 해외주식팀장 yhlee@shinha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