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감 예비후보들. / 한경 DB
서울교육감 예비후보들. / 한경 DB
[ 김봉구 기자 ] 6·4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혼돈 양상이다. 단일화를 통해 보수 대 진보 구도로 양자대결을 펼쳤던 그간의 교육감 선거와 달리 다자대결로 가고 있다. 보수·진보 진영 모두 후보 단일화에 난항을 겪고 있어서다.

13일까지 등록된 서울시 교육감 예비후보는 5명. 보수 측에선 문용린 현 교육감을 비롯해 고승덕 변호사, 이상면 전 서울대 법대 교수가 출마 의사를 밝혔다. 진보 측은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와 윤덕홍 전 교육부총리가 출사표를 던졌다.

현재로선 상대 진영과의 진검 승부에 앞서 집안 싸움이 더 심하다. 물고 물리는 내부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문 교육감은 ‘고시 3관왕’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고승덕 변호사를 경계하는 입장이다. 고 변호사가 전문성이 떨어지는 비(非)교육계 인사란 점을 부각시켰다. 반면 고 변호사는 “교육청에 현장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는 지적이 들린다”며 현직인 문 교육감을 공격했다.

이 전 교수는 문 교육감의 출마를 ‘배신’으로 규정하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지난 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단일화를 위해 양보하는 대신 문 교육감이 이번 선거에 나오지 않기로 했는데 약속을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진보진영도 마찬가지다. 일찌감치 조 교수로 단일화 됐으나 갑자기 윤 전 부총리가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조, 학술단체협의회, 한국비정규교수노조 등 진보 성향의 교수·학술단체들은 13일 성명을 내고 “윤덕홍 씨는 서울시 교육감 예비후보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미 지난 3월 ‘서울시 좋은 교육감 시민추진위원회’가 경선을 통해 선출한 조희연 성공회대 교수가 엄연한 단일 후보라는 것. 이들 단체는 “진보진영 교육감 후보 단일화 경선을 거치지 않은 이가 뒤늦게 출마해 단일화를 표방하는 것은 (앞서의) 민주적 절차에 대한 부정” 이라며 “후보직을 사퇴하고 민주진보 단일후보 당선을 위해 힘써 달라”고 주문했다.

민주당 최고위원까지 지낸 윤 전 부총리의 당적 문제도 논란이 됐다.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제24조)은 “교육감 후보자 등록신청 개시일(15일)로부터 과거 1년간 정당의 당원이 아닌 사람이어야 한다”고 명시했다. 위반할 경우 당선취소 사유까지 될 수 있다.

이에 대해 윤 전 부총리는 “지난해 4월 제출한 탈당계가 실무자의 착오로 제때 처리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후보 등록기간은 15~16일이다. 김영수 서울시의회 교육의원 등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아직 예비후보 등록을 하지 않은 인사도 교육감 후보로 추가될 수 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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