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 방어 나서자
투자자 "더 안떨어진다"…주식형펀드에 3748억 유입
운용사들 실탄 풀자
외국인도 9일만에 순매수
국내 공모 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로 돈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28일부터다. 지난 9일까지 7거래일 연속 자금이 순유입됐다. 총 순유입금액은 3748억원이다. 이 기간 코스피지수는 1939~1969포인트(종가 기준)였다. 지난 7일을 제외한 6거래일 동안 코스피지수는 1950~1960포인트대에서 움직였다.
지난 1~3월보다 자금이 공모 주식형펀드로 순유입되는 코스피지수대가 높아졌다. 공모 주식형펀드에 4062억원이 순유입됐던 지난 1월24일~2월7일 코스피지수는 1886~1941 구간에서 움직였다. 3284억원이 순유입된 3월11~19일에도 코스피지수는 하루(11일·1963포인트)를 제외하곤 1919~1940 사이를 왔다 갔다 했다.
○기관 저가 매수세 유입
주식형펀드로 자금이 들어오는 구간대가 높아진 것은 최근 9거래일 중 8거래일 동안 진행된 외국인의 순매도에 맞서 연기금 등이 방어에 나서며 박스권이 상향 조정돼서다. 코스피지수가 1930 밑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저가 매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 박스권 하단이 지난 1월 1880대, 지난 3월 1910대에서 현재 1930대로 올라왔다”며 “저가 매수를 노린 단기 성향의 투자자들은 1950 정도에서도 주식형 펀드에 돈을 넣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식형펀드 환매가 줄어든 것을 원인으로 지목하는 의견도 있다. 송성엽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주식형펀드 환매가 나올 만큼 나왔기 때문에 1950포인트대에도 자금이 ‘순유입’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3년간 공모 주식형펀드 환매 금액은 16조원 정도로 추산된다.
○수급 개선에 박스권 돌파 기대
자산운용사들은 이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413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주요 순매수 주식은 삼성전자(1566억원) 현대차(414억원) 등의 수출주다. 외국인들도 9거래일 만에 순매수(2154억원)로 돌아섰다.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한국전력 삼성화재 등 내수주에 관심을 가졌지만 이날엔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포스코 등을 순매수했다.
수급의 양축인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순매수에 코스피지수는 17.99포인트(0.82%) 오른 1982.93까지 상승하며 2000선에 바짝 다가갔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전 세계 최대 신흥국 투자 펀드인 ‘아이셰어즈 MSCI 신흥국시장 상장지수펀드(ETF)’에 지난 8일 이후 135만계좌가 추가 설정됐다”며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의 연속적인 순매수세를 기대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지표가 좋아지고 2000포인트 이상에서 주식형 펀드에 계속 돈이 순유입된다면 박스권 상단(2050)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