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的 내재율이 보이나요?…단색화가 김태호 씨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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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크롬(단색화) 화가인 김태호 홍익대 교수(64·사진)가 그림 인생 반세기를 회고하며 14~27일 서울 인사동 노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서울예고 시절 우연히 박서보 화백을 만나 추상화에 빠진 김 교수는 1970~1980년대 모노크롬 운동에 동참한 이후 색채추상 작업을 지속해왔다. 그는 색감의 쌓기와 긁어내기를 통한 색다른 추상화법을 선보이며 한국 단색화의 계보를 잇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3개월을 꼬박 매달려야 100호 이상 대작 한 점을 완성한다는 그는 물감을 수없이 발라 두꺼워진 색의 층을 끝없이 깎아내고 덜어낸다. 그러다 보니 그의 작품 속에는 운율과 상상력이 넘친다.
그는 “광부가 채광해서 귀금속을 발굴하듯 표면의 물질을 깎아내 찬연한 재료를 얻어냄으로써 진동을 창출하는데, 이게 내 평생의 화제인 ‘내재율(內在律)’의 기본 원리”라고 말했다.
그는 내재율을 얻기 위해 캔버스에 그은 격자의 선을 따라 20여개 색을 1~1.5㎝에 이르도록 쌓아올린다. 응결된 수많은 색을 조각칼로 깎아내고 구멍을 뚫으면서 벌집 같은 겹겹의 방을 만드는데, 여기서 변화무쌍한 리듬감이 생겨난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작품을 만들면서 누구보다도 물감을 많이 쓴다. 보통 한 작품을 제작하는 데 아크릴 물감 4L 정도를 사용한다. 작품당 물감값만 500만~800만원이 들어가는 셈이다.
이번 전시에는 소우주의 생명력이 별빛처럼 빛나는 대작 30여점을 내보인다. 신작들은 종전 작품과 사뭇 다르다. 색채가 전보다 훨씬 밝고 다채로워졌고, 벌집 모형의 색점도 불규칙하며 한결 화려해졌다.
그는 “요즘 비로소 색을 세우는 법을 알 것 같다”며 “목동 작업실에서 매일 12시간씩 햇살과 바람, 사람을 애인처럼 끼고 색칠을 하다 보니 묘한 흥분마저 느껴진다”고 했다. (02)732-355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서울예고 시절 우연히 박서보 화백을 만나 추상화에 빠진 김 교수는 1970~1980년대 모노크롬 운동에 동참한 이후 색채추상 작업을 지속해왔다. 그는 색감의 쌓기와 긁어내기를 통한 색다른 추상화법을 선보이며 한국 단색화의 계보를 잇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3개월을 꼬박 매달려야 100호 이상 대작 한 점을 완성한다는 그는 물감을 수없이 발라 두꺼워진 색의 층을 끝없이 깎아내고 덜어낸다. 그러다 보니 그의 작품 속에는 운율과 상상력이 넘친다.
그는 “광부가 채광해서 귀금속을 발굴하듯 표면의 물질을 깎아내 찬연한 재료를 얻어냄으로써 진동을 창출하는데, 이게 내 평생의 화제인 ‘내재율(內在律)’의 기본 원리”라고 말했다.
그는 내재율을 얻기 위해 캔버스에 그은 격자의 선을 따라 20여개 색을 1~1.5㎝에 이르도록 쌓아올린다. 응결된 수많은 색을 조각칼로 깎아내고 구멍을 뚫으면서 벌집 같은 겹겹의 방을 만드는데, 여기서 변화무쌍한 리듬감이 생겨난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작품을 만들면서 누구보다도 물감을 많이 쓴다. 보통 한 작품을 제작하는 데 아크릴 물감 4L 정도를 사용한다. 작품당 물감값만 500만~800만원이 들어가는 셈이다.
이번 전시에는 소우주의 생명력이 별빛처럼 빛나는 대작 30여점을 내보인다. 신작들은 종전 작품과 사뭇 다르다. 색채가 전보다 훨씬 밝고 다채로워졌고, 벌집 모형의 색점도 불규칙하며 한결 화려해졌다.
그는 “요즘 비로소 색을 세우는 법을 알 것 같다”며 “목동 작업실에서 매일 12시간씩 햇살과 바람, 사람을 애인처럼 끼고 색칠을 하다 보니 묘한 흥분마저 느껴진다”고 했다. (02)732-355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