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古典으로 깨어난 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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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 역사관이 가져온 변화
새 문명 개척 위해 힘 합쳐야
나선화 < 문화재청장 shrha@ocp.go.kr >
새 문명 개척 위해 힘 합쳐야
나선화 < 문화재청장 shrha@ocp.go.kr >
수년 전 대학 입시를 앞둔 고교 3학년 학생들과 함께 인문학포럼을 기획했다. 그때 나는 학생들 스스로 주제를 정하고 운영하는 방식을 제안했다. 다만 고대 문헌인 ‘삼국유사’에서 논의할 주제를 선정하도록 했다.
그러나 고교생들은 삼국유사를 봐도 잘 이해가 안 되고 흥미로운 내용을 찾을 수 없다며 나에게 한두 가지 이야기라도 뽑아서 설명해 줄 것을 요청했다. 역사를 잘 모르는 그들 세대와 소통하는 것이 어렵다고 느껴졌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들에게 삼국유사에 나온 한 인물인 처용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처용은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 먼 서역에서 아시아 대륙 동쪽 끝에 있는 신라에 이르는 긴 여정을 과감하게 선택했던, 자기확신이 분명했던 사람이다. 서역의 새 문물과 기술을 신라에 들여오고 융합해 신라를 새로운 문명기로 이끌었던 인물로 새롭게 평가돼야 한다.” 그러자 학생들은 눈을 반짝이며 고대 역사에 대해 관심과 호기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인문학포럼은 고교생들이 주도해 서울 대학로 야외공간에서 공개로 진행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외지인을 수용하고 타문화를 받아들여 새로운 문화 발전을 도모했던 ‘열린 신라’를 주제로 해서다.
고교생들은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꿈을 꿨다. 먼 옛날 처용이 왔던 교역의 길을 다시 열자, 우리 기업의 휴대폰 등 이 시대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제품을 들고 각 지역에 우리 문화를 전하자,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우리 춤과 노래를 곁들여 문화교역 장터를 열어보자 등 다양한 계획을 세우는 열정을 보였다.
나는 그때 우리가 문화 영역을 넓혀갈 방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역사의식을 우리 학생들에게 일깨워주는 것이라 확신하게 됐다. 우리 학생들이 우리 역사와 문화를 넓게 보고 바르게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우리 학생들은 용감하게 새로운 ‘문명’을 이끌어 가는 문화 리더가 될 수 있다는 희망도 갖게 됐다.
그 새로운 문명로(路)를 열어가기 위해 학생들과 함께 힘을 모으고 지혜를 합치는 노력을 더 하고자 한다. 그들이 꿨던 꿈이 내 기억으로만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기업과 사회가 같이할 수 있는 새로운 일도 꿈꿔 본다.
나선화 < 문화재청장 shrha@ocp.go.kr >
그러나 고교생들은 삼국유사를 봐도 잘 이해가 안 되고 흥미로운 내용을 찾을 수 없다며 나에게 한두 가지 이야기라도 뽑아서 설명해 줄 것을 요청했다. 역사를 잘 모르는 그들 세대와 소통하는 것이 어렵다고 느껴졌다. 나는 어쩔 수 없이 그들에게 삼국유사에 나온 한 인물인 처용에 대한 생각을 이렇게 이야기했다.
“처용은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에 먼 서역에서 아시아 대륙 동쪽 끝에 있는 신라에 이르는 긴 여정을 과감하게 선택했던, 자기확신이 분명했던 사람이다. 서역의 새 문물과 기술을 신라에 들여오고 융합해 신라를 새로운 문명기로 이끌었던 인물로 새롭게 평가돼야 한다.” 그러자 학생들은 눈을 반짝이며 고대 역사에 대해 관심과 호기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결국 인문학포럼은 고교생들이 주도해 서울 대학로 야외공간에서 공개로 진행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외지인을 수용하고 타문화를 받아들여 새로운 문화 발전을 도모했던 ‘열린 신라’를 주제로 해서다.
고교생들은 한발 더 나아가 새로운 꿈을 꿨다. 먼 옛날 처용이 왔던 교역의 길을 다시 열자, 우리 기업의 휴대폰 등 이 시대 젊은이들이 즐겨 찾는 제품을 들고 각 지역에 우리 문화를 전하자, 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우리 춤과 노래를 곁들여 문화교역 장터를 열어보자 등 다양한 계획을 세우는 열정을 보였다.
나는 그때 우리가 문화 영역을 넓혀갈 방법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긍정적인 역사의식을 우리 학생들에게 일깨워주는 것이라 확신하게 됐다. 우리 학생들이 우리 역사와 문화를 넓게 보고 바르게 배울 수 있도록 지원한다면, 우리 학생들은 용감하게 새로운 ‘문명’을 이끌어 가는 문화 리더가 될 수 있다는 희망도 갖게 됐다.
그 새로운 문명로(路)를 열어가기 위해 학생들과 함께 힘을 모으고 지혜를 합치는 노력을 더 하고자 한다. 그들이 꿨던 꿈이 내 기억으로만 남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기업과 사회가 같이할 수 있는 새로운 일도 꿈꿔 본다.
나선화 < 문화재청장 shrha@ocp.g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