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포인트] 건설업 숨통 터줄 '표준 PF대출'
그동안 국내 주택정책은 공급확대에 초점이 맞춰졌다. 물량 중심의 주택공급 정책은 일정 부분 경제성장에 도움을 줬다. 공급확대 기조 아래 주택시장은 호황과 침체를 반복했고, 주택은 내집마련 및 재산증식의 첫 번째 수단으로 인식됐다.

노무현 정부 들어 정책과제로 추진됐던 국토 균형발전계획은 혁신도시 건설 등으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 과열을 초래했다. 결국 정부는 분양가상한제와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중과, 금융규제 등 규제정책들을 쏟아냈다. 이 영향으로 주택시장은 상승에서 하향으로 전환됐고, 여기에 2기 신도시 건설에 따른 공급과잉 문제까지 복합적으로 맞물려 나타났다.

시장에서도 새로운 변화가 나타났다. 저출산으로 인구증가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했고 고령세대 및 젊은 층 위주의 1~2인 가구가 증가했다. 주택규모에 대한 선호도 또한 중대형에서 소형으로 옮겨갔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미분양 사태가 초래됐다. 수도권 분양시장의 침체는 건설사, 금융회사, 국민 모두에게 고통을 안겼다.

정부가 공급확대 정책의 한계를 인식하고 공급조절을 통한 정책의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다. 그렇지만 단순한 공급축소만이 아니라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의 속도조절을 이끌어 내는 것이 선결과제가 아닌가 본다.

주택시장은 인구구조 변화, 주택구매력 저하, 사회적 욕구의 변화 등으로 새로운 형태의 주거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 주택사업도 새로운 금융기법을 통한 안정적 육성 및 활성화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주택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은 금융회사가 특정사업의 사업성과 장래 현금흐름을 보고 자금을 지원하는 금융기법이다. 그러나 국내 주택 PF사업은 ‘시공사 지급보증’에 의존하고 있으며, 각종 수수료 및 가산금리는 과다한 금융비용으로 이어져 사업성을 악화시킨다. 이번에 대한주택보증을 통해 시행하는 ‘표준 PF대출’ 제도는 금융비용을 현실화하는 한편 PF보증제도의 이용 문턱을 낮춤으로써 주택업계, 금융회사, 하도급업체가 상생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주택시장은 소유에서 거주 개념으로 인식의 전환이 나타나고 있으며 높은 수준의 주거환경과 질적 서비스도 요구받고 있다. 수요자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맞춤형 주택 공급 등 자율화를 유도해야 할 시점이다.

심광일 < 석미건설(주) 대표이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