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끈한 점프…대형株 무더기 신고가 행진
코스피지수가 14일 1.41% 오른 2010.83에 장을 마쳤다. 장 막판 뒷심을 발휘, 종전 연중 최고치인 2008.61(4월10일)을 넘어섰다. 외국인과 기관이 5000억원 이상의 주식을 순매수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5~6월 중 최근 3년 박스권 상단인 2050선 돌파를 점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이 동시에 ‘사자’ 행진에 나선 만큼, 수급이 지수를 이끄는 장세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출 사상 최고치 경신, 미국 등 주요국 증시 상승도 이 같은 강세론을 뒷받침하는 배경이다.

◆외국인, 기관 ‘동시 매수’ 장세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462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전날 2131억원어치에 이어 이틀째 자금 보따리를 풀었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가 장중 한때 사상 처음으로 1900을 넘으면서 외국인들의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는 분석이다.

지기호 LIG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향후 기준금리를 올리면 채권값이 떨어진다”며 “그레이트 로테이션(채권에서 주식으로의 대규모 자금이동)까지는 아니더라도 주식 선호 심리가 발동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기관 매수세가 탄탄한 점도 긍정적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이날 자산운용사(투신)들은 232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전일(771억원)보다는 규모가 줄었지만 여전히 순매수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 근접할 때마다 펀드 환매가 급증, 투신발(發) 매물이 쏟아졌던 전례가 이날은 나타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기관의 또 다른 축인 연기금이 대규모 순매수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증시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국민연금은 올 상반기 국내주식 위탁운용사 선정작업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정 종목의 지분을 10% 이상 살 수 있는 제한이 풀린 만큼, 1조원 안팎의 ‘실탄’을 증시에 쏟아부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전고점 돌파 여부 촉각

전문가들은 올해 코스피지수 상단을 2100선 이상으로 보고 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50에 근접하면 펀드 매물이 추가로 나올 수 있지만 연기금이 버팀목 역할을 해 줄 것”이라며 “3년 박스권 상단인 2050이 뚫리면 펀드로 자금이 되돌아오고 2100 이상까지 지수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윤치호 이트레이드증권 리서치센터장도 “환율 우려, 중국 경기 둔화 등이 걸림돌로 거론되지만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는 재료”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외국인 투자자들은 570억원 이상을 원화가치가 오르면 실적이 악화되는 기아차(상승률 4.38%)와 현대차(2.59%)에 집중했다. 밸류에이션 매력(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환율 우려를 넘어섰다는 평가다.

한편 코스피지수의 급등으로 덩치가 큰 대형주들이 무더기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4만2100원으로 장을 마감, 52주(최근 1년) 신고가를 경신했다. 반도체 시장의 일부 업체가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과점시장이 된 만큼, 안정적으로 매 분기 1조원 안팎의 이익을 낼 수 있다는 전망이 주가를 띄웠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재편 수혜주인 삼성물산과 원화 가치 상승으로 이익이 급증한 한국전력 등도 기존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