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차 벤츠 '불티'나네 … 술도 안 팔리는 불황인데
[ 김정훈 / 최유리 기자] 자동차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 술도 안 팔리는 극심한 내수 침체 속에 자동차는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 1~4월까지 국내 완성차 5개사의 내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 늘어난 38만2000여 대를 기록했다. 고가 수입차는 지난달 월 1만6000대 신규 등록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내수 시장이 회복세의 가장 큰 이유론 국산차 업체들의 신차 효과가 꼽힌다. 현대차의 쏘나타(LF) 및 신형 제네시스, 한국GM의 말리부 디젤, 르노삼성 QM3 등 신모델이 출시되면서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소비심리가 살아난 것도 내수 판매 증가에 한 몫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준규 한국자동차산업협회 산업조사팀장은 "완만하게나마 소비심리가 살아난 덕을 보고 있다" 며 "다만 금리 인상에 따른 가계부채 부담이 올 하반기 자동차 수요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벤츠 E클래스
▲벤츠 E클래스
매달 최대 판매량을 경신하고 있는 수입차시장은 경기 불황에도 급성장하고 있다.

독일 고급차 메이커 벤츠는 지난달 한국법인의 판매대수가 3310대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대당 평균 가격이 7000만~8000만 원에 달하는 벤츠의 월 판매량이 3000대를 넘어선 것은 처음. 작년 동월보다 42% 성장했다.

윤대성 수입차협회 전무는 "그동안 자동차 시장 자체가 얼어붙어 있었으나 올해는 반작용으로 신차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며 "한국은 인구 수 대비 연간 자동차 수요가 적어 앞으로 시장이 확대될 수 있는 여지가 훨씬 더 많다"고 내다봤다.

자동차산업협회는 올 한해 트럭을 포함한 완성차 신규 수요가 지난해 137만 대보다 2% 늘어난 140만 대로 예측했다. 수입차의 경우 연말까지 19만 대 가량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산과 수입차 시장을 합치면 전년 대비 4% 가량 증가한 159만 대 규모를 기록할 전망이다.

한편 불황에 강한 것으로 평가받았던 주류업체마저 올 1분기 부진한 실적을 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