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 골퍼' 로 가는 길] 파3홀에서 잘 치려면…파3홀, 깃대 아닌 그린 가운데 겨냥하라
프로들은 파5홀을 쉽게 여기는반면 파3홀을 가장 까다롭게 생각한다. 파5홀에선 실수를 해도 만회할 기회가 많지만 파3홀은 만회할 기회가 별로 없는 탓이다. 한 번만 실수해도 보기로 이어지기 쉽다. 하지만 아마추어 골퍼들에게는 그 반대다. 파5홀은 티샷을 잘해도 그린까지 가는 데 실수할 확률이 높지만 파3홀은 한 번만 잘 치면 버디도 잡을 수 있는 ‘기회의 땅’이다. 파3홀에서 플레이를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파3홀에서도 레이업을 하라

1959년 US오픈이 열린 윙드풋골프장의 3번홀은 216야드짜리 긴 파3홀이다. 당시 선수들이 2번 아이언이나 페어웨이 우드로 벙커로 둘러싸인 그린을 향해 온그린을 시도했으나 대부분 벙커와 바다에 빠지며 보기 이상의 스코어를 기록했다. 빌리 캐스퍼만이 나흘간 이곳에서 모두 파세이브를 하며 1타차로 US오픈 챔피언이 됐다. 캐스퍼는 연습 라운드를 하면서 이 홀에서 욕심을 내다 벙커에 빠지면 더블보기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알고 그린에 조금 못 미치는 거리로 공을 레이업한 뒤 어프로치샷으로 파세이브하는 계획을 세웠다. 5번 아이언으로 티샷을 해서 그린 주변으로 공을 보낸 뒤 두 번째 피치샷으로 홀을 공략했다. 캐스퍼는 “스코어 카드에 파3라고 적혀 있다고 해서 그린을 직접 노리고 샷을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며 “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홀이라면 티샷을 레이업하라”고 추천했다.

그린 가운데를 겨냥하라

제이슨 데이(호주)는 2011년 PGA투어 파3홀 부문에서 1위를 했다. 버디 확률이 거의 20%에 달했다. 데이는 골프다이제스트에서 “2008년 파3홀 성적이 너무 나빴기 때문에깃대의 위치와 상관없이 항상 그린의 가운데를 겨냥하는 전략을 구사해 파3홀에서 효율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그린에 깃대나 홀이 없다고 생각하라. PGA투어 선수인 리키 반스는 “어떤 홀이든 그린에는 볼을 올려서 2퍼팅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지점이 있다”며 “깃대를 지워버리면 본능적으로 그 지점을 향한다”고 충고했다.

해저드 앞에서 미스샷 줄이려면

커다란 해저드가 그린 앞에 도사리고 있는 175야드짜리 파3홀에 이르면 대부분 골퍼들은 정확한 샷을 하지 못하고 실수를 저지른다. 미국의 교습가인 척 쿡은 “앞에 해저드가 있으면 비거리에 대한부담이 심해져 볼을 띄워야 한다는 강한 충동을 느끼게 된다”고 진단했다. 그는 “인위적으로 볼을 띄우려고 하면 체중이 타깃 반대쪽에 머물면서 스윙 아크의 최저점이 볼 앞에서 형성되면서 지면을 맞히거나 클럽의 리딩에지로 ‘날치기샷’이 나온다”고 분석했다.

쿡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임팩트 후에 지폐 한 장 거리만큼 클럽을 지면을 따라 스윙한다고 생각하라”며 “그러면 체중을 타깃 쪽으로 옮기는 데 도움이 되고 타깃을 향해 볼을 치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티의 높이는 얼마가 적당한가

티를 꽂으면 클럽 페이스와 볼 사이에 풀이 끼어들지 않아 거리와 방향을 더 잘 조절할 수 있다. 임팩트 때 클럽과 볼 사이에 뭔가가 끼어들면 샷에 백스핀이 걸리고 예상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타이거 우즈의 코치를 지낸 행크 헤이니는 “아이언으로 샷을 한다면 지면 바로 위까지 티를 깊이 꽂아야 한다”며 “하이브리드를 칠 경우에는 1㎝ 남짓 더 높게 꽂아야 한다. 그러면 하이브리드의 무게로 인해 볼 아래로 지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잭 니클라우스는 헤이니와 다른 입장을 취했다. 니클라우스는 “티를 지면 끝까지 꽂은 다음 볼을 그 위에 올려놓으면 티를 꽂고 칠 이유가 없다”며 “티를 높게 꽂아야 비로 쓸어내는 듯한 스윙을 할 수 있어 뒤땅치기나 토핑샷을 제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명 교습가인 짐 플릭은 “하이브리드는 솔(밑부분) 중량과 얕은 페이스로 볼을 쉽게 띄우도록 설계돼 있어 티를 높게 꽂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어느 쪽이 옳은지는 골퍼가 스스로 판단해야 하지만 티를 꽂고 쳐야 한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