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시장 호황인데 '난 왜 안팔려!' ··· 벨로스터 '꼴찌' 굴욕
[ 김정훈 기자 ] '난 왜 안 팔릴까!'

자동차 내수 시장이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지난해 부진했던 국산차 업체들도 올 들어 더 나은 실적을 내고 있다. 반면 일부 차종은 판매 감소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16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국산차 5개사 중 올해 내수 시장에서 나홀로 부진한 기아차 주요 모델들의 판매량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쏘울과 카렌스는 오히려 신차가 나온 후 이전보다 판매가 줄었다. 두 차종의 월 평균 판매대수는 400대 안팎. 달라진 상품성이 소비자에 어필하지 못한 것이다. K3·K5·K7 등 K시리즈도 일제히 하향세다. 모델별로 작년보다 3~15% 판매가 감소했다.

르노삼성차의 효자로 군림하던 중형 세단 SM5도 뒷걸음질 치고 있다. 올 들어선 지난달까지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한 7524대 팔렸다. 경쟁 차종인 쏘나타와 말리부 디젤의 신차 효과가 일부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스포츠카(제네시스 쿠페 등)와 고급 대형 세단을 제외한 국산 대중차 라인업에선 현대차 벨로스터가 최하위다. 같은 기간 벨로스터는 전년 동기보다 37% 줄어든 616대 판매된 것으로 집계됐다. 좌우 비대칭의 3도어 디자인을 채택했으나 젊은 층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이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벨로스터 뿐만 아니라 현대차 PYL(벨로스터·i30·i40, 프리미엄 유니크 라이프스타일) 차종이 대체로 고전하고 있다. 중형 i40는 작년 대비 52.5% 감소한 841대, 준중형 해치백 i30 역시 17% 감소한 2911대에 그쳤다.

국산 대형 세단의 자존심인 에쿠스도 수입산 고급차의 공세로 내리막길을 타고 있다. 올 1~4월 에쿠스 판매량은 3625대로 전년 동기보다 27% 감소했다.

반면 에쿠스와 경쟁하는 벤츠 S클래스는 1억~2억 원에 달하는 고가에도 불구하고 신차 효과를 보면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총 1848대가 팔린 S클래스는 올 4개월 동안 1560대가 신규 등록됐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신형 제네시스가 나오면서 에쿠스 일부 수요가 넘어갔고, 작년 말 출시된 벤츠 S클래스의 신차 공세가 거세다"고 말했다.

쌍용차 체어맨 시리즈(체어맨W·H)도 923대 출고돼 작년보다 11.2% 감소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