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기는 유병언…금수원에 있나, 잠적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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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소환에 불응…수사팀 "구원파 신도 방해 땐 엄정 대응"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청해진해운 회장)이 16일 끝내 검찰출석을 거부했다. 23년 전인 1991년 오대양 사건 재수사 당시 검찰에 자진 출석했다가 구속된 유 전 회장이 이번에는 다른 선택을 하며 쫓기는 신세가 됐다.
유 전 회장은 사기 혐의로 구속된 1990년대 초반 이후 사진작가로 활동하면서 대중 앞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소환을 하루 앞둔 전날 밤까지도 유 전 회장이 검찰 소환에 응할 것인지 입장을 밝히지 않아 검찰과 취재진은 그의 출석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검찰 관계자는 소환을 앞두고 “유 전 회장은 예수를 믿는 분 아닌가. 잘 모르지만 성경에도 예수님이 도망갔다는 내용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혀 유 전 회장의 자진 출석을 기대했다.
유 전 회장은 1991년 오대양 사건 재수사가 진행되면서 공예품 제조업체 오대양의 박모씨 등으로부터 사채 자금을 받아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한 혐의(상습사기)를 받았다. 그는 당시 검찰과 사전 협의한 예정시각보다 1시간30분가량 늦게 출석했다. 유 전 회장은 이후 검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했지만 결국 구속돼 징역 4년형을 받았다.
유 전 회장이 소환에 불응한 것은 앞서 조사받은 계열사 대표들이 잇따라 구속되는 등의 정황에 비춰볼 때 자진출석하더라도 무거운 형사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는 법조계의 분석이 나온다. 또 소환에 앞서 변호인 선임을 위해 국내 대형 로펌들에 문의했으나 모두 거부당하면서 충분한 변호가 어렵다는 판단도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검찰은 공권력을 무시한 유 전 회장 일가에 대해 앞으로 보다 엄격하게 대처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들의 소재가 불분명한 데다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들의 집단적인 저지 움직임까지 본격화되면서 수사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검찰이 체포영장 청구 대신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검찰의 잇단 조치를 유 전 회장 일가가 철저히 무시해 온 만큼 법원에 공을 넘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해외 체류 중인 차남 혁기씨는 세 차례에 걸친 검찰의 소환 통보에 불응했으며, 장남 대균씨도 조사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됐으나 도주해 지명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법원은 20일 유 전 회장의 영장실질심사가 잡힘에 따라 이날 유 전 회장에 대한 구인장을 발부했다. 구인장이 발부된 만큼 당사자가 도주할 우려가 있으면 구인장을 근거로 강제 구인이 가능하다.
그러나 유 전 회장이 영장실질심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큰 만큼 유 전 회장이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경기 안성시에 있는 금수원에 강제 진입하는 방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팀은 “경찰 등 유관기관과 함께 유병언 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 방해 동향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수사에 지장을 초래하는 일체의 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원파 신도들은 이미 이곳에 집결한 채 검찰 수사에 정면 반발하고 있다. 구원파 측은 그동안 검찰의 수사를 종교탄압이라며 공권력 투입시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검찰 수사가 길어지면서 유 전 회장이 신도들의 도움을 받아 이미 금수원을 빠져나가 다른 곳에 잠적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만약 유 전 회장이 밀항하거나 도피할 경우 수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해외 체류 중인 유 전 회장의 자녀들에 대해 미국 FBI와 공조하며 신병 확보를 추진 중이지만 아직까지 성과는 없는 상태다. 국내에서 도주한 대균씨에 대해서는 검찰 요청에 따라 경찰이 전담팀을 꾸려 전국에서 검문에 들어갔다.
인천=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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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본지는 지난 4월 25일 A25면 <27년만에…檢의 칼끝 ‘구원파 유병언’ 조준> 제하 등의 기사에서 유병언 전 회장이 기독교복음침례회를 세웠고 청해진 해운의 실소유주인 유 전 회장 일가족이 국내외에 보유한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치가 2천400억 원 정도에 달하며, 한국제약 김혜경 대표가 유병언 전 회장의 비서출신이라는 등의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기독교복음침례회 설립 당시 유 전 회장은 발기인으로 참여하지 않았고, 한국제약 김혜경 대표가 유병언 전 회장의 비서출신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 유 전 회장 유족 및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이 2400억원대라는 보도는 추정일 뿐이며 유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의 주식을 전혀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유 전 회장은 사기 혐의로 구속된 1990년대 초반 이후 사진작가로 활동하면서 대중 앞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소환을 하루 앞둔 전날 밤까지도 유 전 회장이 검찰 소환에 응할 것인지 입장을 밝히지 않아 검찰과 취재진은 그의 출석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검찰 관계자는 소환을 앞두고 “유 전 회장은 예수를 믿는 분 아닌가. 잘 모르지만 성경에도 예수님이 도망갔다는 내용은 없는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혀 유 전 회장의 자진 출석을 기대했다.
유 전 회장은 1991년 오대양 사건 재수사가 진행되면서 공예품 제조업체 오대양의 박모씨 등으로부터 사채 자금을 받아 회사 운영자금으로 사용한 혐의(상습사기)를 받았다. 그는 당시 검찰과 사전 협의한 예정시각보다 1시간30분가량 늦게 출석했다. 유 전 회장은 이후 검찰 조사에서 관련 혐의를 부인했지만 결국 구속돼 징역 4년형을 받았다.
유 전 회장이 소환에 불응한 것은 앞서 조사받은 계열사 대표들이 잇따라 구속되는 등의 정황에 비춰볼 때 자진출석하더라도 무거운 형사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라는 법조계의 분석이 나온다. 또 소환에 앞서 변호인 선임을 위해 국내 대형 로펌들에 문의했으나 모두 거부당하면서 충분한 변호가 어렵다는 판단도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검찰은 공권력을 무시한 유 전 회장 일가에 대해 앞으로 보다 엄격하게 대처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들의 소재가 불분명한 데다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들의 집단적인 저지 움직임까지 본격화되면서 수사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검찰이 체포영장 청구 대신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검찰의 잇단 조치를 유 전 회장 일가가 철저히 무시해 온 만큼 법원에 공을 넘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해외 체류 중인 차남 혁기씨는 세 차례에 걸친 검찰의 소환 통보에 불응했으며, 장남 대균씨도 조사에 불응해 체포영장이 발부됐으나 도주해 지명수배가 내려진 상태다.
법원은 20일 유 전 회장의 영장실질심사가 잡힘에 따라 이날 유 전 회장에 대한 구인장을 발부했다. 구인장이 발부된 만큼 당사자가 도주할 우려가 있으면 구인장을 근거로 강제 구인이 가능하다.
그러나 유 전 회장이 영장실질심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큰 만큼 유 전 회장이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경기 안성시에 있는 금수원에 강제 진입하는 방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사팀은 “경찰 등 유관기관과 함께 유병언 회장 일가에 대한 수사 방해 동향을 면밀하게 주시하고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수사에 지장을 초래하는 일체의 행위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구원파 신도들은 이미 이곳에 집결한 채 검찰 수사에 정면 반발하고 있다. 구원파 측은 그동안 검찰의 수사를 종교탄압이라며 공권력 투입시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검찰 수사가 길어지면서 유 전 회장이 신도들의 도움을 받아 이미 금수원을 빠져나가 다른 곳에 잠적했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만약 유 전 회장이 밀항하거나 도피할 경우 수사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검찰은 해외 체류 중인 유 전 회장의 자녀들에 대해 미국 FBI와 공조하며 신병 확보를 추진 중이지만 아직까지 성과는 없는 상태다. 국내에서 도주한 대균씨에 대해서는 검찰 요청에 따라 경찰이 전담팀을 꾸려 전국에서 검문에 들어갔다.
인천=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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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복음침례회 및 유병언 전 회장 관련 정정 및 반론보도문
본지는 지난 4월 25일 A25면 <27년만에…檢의 칼끝 ‘구원파 유병언’ 조준> 제하 등의 기사에서 유병언 전 회장이 기독교복음침례회를 세웠고 청해진 해운의 실소유주인 유 전 회장 일가족이 국내외에 보유한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가치가 2천400억 원 정도에 달하며, 한국제약 김혜경 대표가 유병언 전 회장의 비서출신이라는 등의 내용을 보도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 확인 결과, 기독교복음침례회 설립 당시 유 전 회장은 발기인으로 참여하지 않았고, 한국제약 김혜경 대표가 유병언 전 회장의 비서출신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또 유 전 회장 유족 및 기독교복음침례회는 유 전 회장 일가의 재산이 2400억원대라는 보도는 추정일 뿐이며 유 전 회장은 청해진해운의 주식을 전혀 보유하지 않았다고 밝혀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