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만일 거꾸로 뒤집힌다면 어떻게 될까. 지붕은 땅에 붙어 있고 현관은 위쪽에 있다. 사람들은 저마다 물구나무서고 천장에 붙어서 잔다. 물론 식사도 물구나무서서 해야 한다. 마당의 새장도 하늘을 향해 벌렁 누웠고 새들도 거꾸로 날아든다.

물론 이런 일은 세상이 뒤집혀야만 가능하다. 호기롭게도 독일의 세 남자가 정말로 세상을 뒤집어 놨다. 독일 중서부의 아폴데른 마을에 사는 이들은 20만유로를 들여 거꾸로 뒤집힌 집을 지었다. 관광객의 눈길을 끌기 위해 지었다고 하지만 그 유머러스한 발상에 사람들은 한바탕 웃음보를 터트리지 않을 수 없다. 유머의 핵심은 상식의 전복이다. 그것은 현실의 긴장감을 일거에 날려버리는 마력을 지녔다. 서로에게 유머의 펀치를 힘껏 날려보자.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