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매 ‘악동뮤지션’ 이찬혁(왼쪽)과 수현.
남매 ‘악동뮤지션’ 이찬혁(왼쪽)과 수현.
세월호 침몰 참사 여파로 지난달 이후 한 달 가까이 멈춰버렸던 음원 순위에서 나 홀로 빛을 낸 가수가 바로 악동뮤지션이다. 이찬혁(18) 이수현(15) 남매로 이뤄진 악동뮤지션은 지난해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2’에서 독창적 멜로디와 톡톡 튀는 가사로 주목받으며 우승한 후 YG엔터테인먼트에 들어가 지난달 7일 데뷔 앨범 ‘플레이(Play)’를 냈다.

이찬혁이 전곡을 쓰고 YG 전문가들이 힘을 보탠 이 앨범은 세월호 참사로 대외 활동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황에서도 차트를 휩쓸었다. 가온차트에 따르면 타이틀곡 중 하나인 ‘200%’는 4월 월간 디지털 종합차트, 월간 스트리밍 차트, 월간 다운로드 차트 1위를 차지해 3관왕에 올랐다.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에서 만난 이들은 “내심 기대는 했지만 당시 쟁쟁한 분들이 많이 나와 묻힐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다”며 “음원차트 10위권에 우리 곡이 나란히 있어 ‘오! 마이 갓(Oh! My God)’이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악동뮤지션은 자신들의 장점으로 “우리 나이에 맞는 음악으로 친근하게 다가간 것”을 꼽았다. 오디션 프로그램 당시 인기를 끌었던 ‘다리꼬지마’ ‘라면인건가’ ‘크레센도’ 등의 곡은 10대들의 일상과 생각을 예리하게 포착해 심사위원과 시청자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이찬혁은 최근 피아노 공부를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기타로 곡을 만들었어요. 피아노로 곡을 쓰면 기타로 만들 때와는 또 다른 색깔의 곡이 나오더라고요. 더 다양한 곡을 들려드리고 싶어 편곡 공부도 같이하고 싶어요.”

데뷔 앨범이 ‘대박’을 냈지만 이들은 더 먼 곳을 보고 있다. 이수현은 “이번 앨범에서 보여드린 음악은 ‘얼음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어쿠스틱 음악”이라며 “다음 앨범에선 더 다양한 보컬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찬혁은 “처음엔 우리를 ‘어쿠스틱 듀오’라고 말했는데 지금은 ‘남매 듀오’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어쿠스틱’이란 단어에 우리 이미지를 가두게 된 것 같아요. 저희가 하는 음악은 더 다양한데 말이에요. 사람들의 기대를 채울 수 있는 어쿠스틱한 곡은 물론 다른 색깔도 천천히 보여드릴게요.”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