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우리투자증권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세영이 18일 경기 포천 일동레이크GC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KLPGA 제공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우리투자증권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한 김세영이 18일 경기 포천 일동레이크GC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KLPGA 제공
‘역전의 여왕’ 김세영(21·미래에셋)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우리투자증권레이디스챔피언십(총상금 5억원)에서 또다시 역전극으로 시즌 첫승을 따냈다.

김세영은 18일 경기 포천시 일동레이크GC 마운틴·힐코스(파72·6509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보기없이 버디 3개를 잡아내는 깔끔한 플레이를 펼쳐 3언더파 69타를 기록, 최종합계 10언더파 206타로 허윤경(24)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이겼다.

지난해 3승으로 공동 다승왕을 차지했던 김세영은 통산 네 번째 우승컵을 차지했다. 특히 네 차례 우승을 모두 역전극으로 장식하며 ‘역전의 여왕’임을 다시 입증했다.

18번홀(파3·158m)에서 치러진 연장전에서 허윤경이 티샷한 볼은 홀 반대편 그린에지에 멈췄다. 김세영 역시 홀에서 멀어져 버디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허윤경이 두 번째 어프로치샷을 하는 도중 뒤땅치기 실수가 나오면서 승부의 추가 김세영에게 기울였다. 허윤경은 6m 파세이브 퍼트를 넣지 못했지만 김세영은 버디 퍼트를 홀에 잘 붙인 뒤 파로 마무리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김세영은 “연습이 끝나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는데 18번홀에서 연장전을 치르는 장면을 1000번도 넘게 생각했다”며 “역전을 잘하는 비결은 ‘냅다 치듯’ 기회가 오면 주저하지 않고 도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날은 허윤경과 김세영의 매치플레이로 진행됐다. 1타차 1, 2위로 최종라운드에 돌입한 허윤경과 김세영은 13번홀까지 나란히 2타를 줄이며 막판까지 박빙의 접전을 벌였다.

허윤경이 1, 2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며 3타차 선두로 나선 뒤 타수를 줄이지 못한 반면 김세영은 8, 10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추격의 고삐를 죄었다. 14번홀(파4)에서 허윤경이 두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리며 보기를 범하면서 파를 잡은 김세영과 공동선두를 이뤘다.

김세영은 15번홀(파5)에서 장타력을 내세워 승부에 쐐기를 박으려고 했다. 페어웨이 우드로 그린 바로 앞까지 보냈으나 세 번째 어프로치샷이 홀을 훌쩍 지나치면서 아쉽게 파에 그쳤다.

반면 허윤경은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하는 신중한 코스 공략을 선택했다. 이어 100야드 지점에서 세 번째 샷을 홀 1.5m 옆에 붙여 ‘천금 같은 버디 찬스’를 잡았으나 실패하며 달아날 기회를 놓쳐 버렸다.

16, 17번홀에서 두 선수는 어려운 버디 퍼팅을 주고받으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를 펼쳤다. 가장 어려운 홀로 손꼽히는 16번홀(파4·368m)에서 허윤경은 8m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주먹 세리머니’를 했다. 이에 맞서 김세영은 17번홀(파4)에서 4m 훅라인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김세영은 “17번홀에서 넣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는데 들어가니까 온몸이 짜릿했다”고 회상했다.

홍란(28)과 장수연(20·롯데마트)은 합계 6언더파로 공동 3위를 했다. 뒤늦게 발동이 걸린 장하나는 이날 이글 1개와 버디 4개로 6언더파를 몰아치며 합계 5언더파로 김보경(28)과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