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영도구 동삼혁신지구에 공공기관과 부산지역 해양항만 관련업체, 해양박물관이 들어서면서 해양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부산도시공사 제공
부산 영도구 동삼혁신지구에 공공기관과 부산지역 해양항만 관련업체, 해양박물관이 들어서면서 해양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부산도시공사 제공
부산 영도구 동삼혁신지구(해양)가 해양메카로 도약하고 있다. 허허벌판이던 바다 매립지에서 연구소와 개발센터, 박물관 등이 하나둘씩 자리를 잡으면서 부산의 해양수도의 전진기지로 바뀌고 있다. 홍성화 한국해양대 해양수송과학부 교수는 “해양과 조선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고급 일자리를 창출하면서 해양과학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는 클러스터가 완성되는 셈”이라며 “해양·수산 관련 대학 및 연구소, 이전해오는 공공기관과 연구소들이 정보교환과 공동연구를 얼마만큼 해내느냐에 성패가 달렸다”고 강조했다. 동삼지구 61만6000㎡에는 13개 해양수산 관련 기관이 입주할 예정이다.

19일 동삼혁신도시에 들어서니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본사 건물의 공사가 한창이었다. 정면으로 6층짜리 건물의 골조공사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방수와 벽돌쌓기는 다음달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지난해 6월 착공에 들어간 이 공사의 공정률은 현재 41%. 오는 12월12일 완공 목표다. 공사를 맡고 있는 경동건설의 하필집 소장은 “다른 지역과 달리 부산의 혁신지구 공사는 새로운 도시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부지가 먼저 마련돼 있었던 데다 부산의 기업들과 함께 들어서 시너지가 더 크다”고 말했다. 최진호 부산도시공사 혁신도시2팀 차장은 “한국해양대와 해사고, 조선기자재 연구센터 등이 있고 다른 기관들도 많아 클러스터의 형태가 빨리 잡혀가고 있다”고 전했다.

해양수산개발원 바로 옆에는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이 연내 완공을 목표로 골조공사를 하고 있었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본부 부지가 팔리지 않아 터만 잡아놓고 아직 착공하지 못하고 있다. 착공이 늦어지면서 2016년에나 이전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국립해양조사원은 2012년 입주해 일자리 창출과 관련 업체의 부산 이전을 이끌어내면서 부산 경제에 힘을 보태는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동삼혁신지구에는 해양대 부지와 해사고, 조선연구센터 등이 들어서 있다. 해양박물관도 지난해부터 가동하면서 주말이면 일대의 교통이 정체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혁신지구와 맞붙은 바다에는 크루즈 부두가 구축돼 있어 대형 크루즈가 이곳에서 관광객을 실어나르고 있다. 관광지인 태종대에도 국내외 관광객들이 늘고 있고, 영도대교도 상품화되면서 영도일대가 활기를 띠고 있다. 혁신지구에서 차로 3분거리에는 공단지대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인을 겨냥한 인삼판매장까지 생겨나 영업 중이다.

영도구청은 관광객이 몰리자 동삼동 KT사거리와 중리 횟집촌까지를 ‘중리음식특화거리’로 조성키로 했다. 22일 부산항대교가 개통되면 교통망이 부족했던 섬마을 ‘영도’의 교통망이 늘어나 해양 관광지로 새롭게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리 개통으로 북항과 신항, 북항의 물류중심지와의 연결도 쉬워질 것이다.

혁신지구에 근무하는 공공기관 이전 인구만 1200명에 이른다. 기존 부산의 관련 연구소 인원도 1000명을 넘어서고 해양 관련 학교 교직원을 더하면 3000명에 이른다.

동삼동 일대에는 벌써 15여개의 원룸과 오피스텔이 자리잡았다. 아파트 가격과 전세가격도 지난해보다 5% 이상 오르는 등 상승폭이 커져가고 있다. 영도부동산의 김철영 씨는 “영도는 섬이라 건물을 지을 곳이 많지 않아 지속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며 “이전해 오는 공공기관 직원보다는 관련 업체 직원들의 임대차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