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영화의 전당과 벡스코 등 대형 건물들이 들어서 문화도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에 영화의 전당과 벡스코 등 대형 건물들이 들어서 문화도시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가 문화클러스터로 급부상하고 있다. 영화 영상과 문화콘텐츠 산업의 최대 집적지로 올해부터 전문인들이 상주하면서 규모를 키우고 있다. 벡스코에서 열리는 대형 행사와 부산국제영화제의 명성이 합쳐지면서 부산을 넘어 해외 관광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주위의 아파트 시세도 오르면서 부동산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센텀시티의 힘은 국내 최대의 영화 영상클러스터로 자리매김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영화영상 공공기관인 영화진흥위원회와 영상물등급위원회,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이전해 오면서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이 분야 전문가만 200여명이 둥지를 틀었다. 센텀시티 일대에 자리잡은 부산국제영화제와 영화의 전당, 영상후반작업기지,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 경남정보대 센텀캠퍼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등 영화 영상 관련 민·관·학이 몰려있다.

부산의 영화영상기관들과 이전해온 기관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상호협력을 강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2000명이 넘는 영화 전문인력들이 센텀시티에 몰려있고, 영화제 기간이면 30만명이 넘는 영화 마니아들이 몰려드는 만큼 이젠 해외 진출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산업으로 키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영활 부산시 경제부시장은 “국내에서 보기드문 최고 수준의 영상클러스터가 조성된 셈”이라며 “이젠 좋은 인재를 모으고 소프트웨어를 채워 부산이 아시아 영상 중심도시로 거듭나도록 힘을 모을 때”라고 강조했다.

센텀시티는 영화영상뿐 아니라 문화콘텐츠산업 중심지로도 떠오르고 있다.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방송광고, 정보통신 업체들이 속속 둥지를 틀고 있다. 수도권의 문화콘텐츠 기업들도 옮겨오고 있다. 도심 내 공단에서 젊은 인력을 구하기 쉽고 기업과 관련 기관이 집적화하면서 정보를 얻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19일 센텀시티에 있는 부산문화콘텐츠콤플렉스에는 50개 이상의 게임 개발업체들이 게임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었다. 게임 개발업체인 인티브소프트 이주원 사장은 “게임산업의 세계적 추세를 잡아내는 데는 선도기업들과의 정보 교환이 중요해 이곳에 입주했다”며 “부산 최고의 자리에 회사가 입주하고 나니 젊은층이 선호하는 데다 게임 개발에 집중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센텀시티 일대에는 넥슨커뮤니케이션즈 등 20여개 게임업체가 옮겨왔다. 영도창업보육센터 등 다른 곳에서 이전해온 업체를 합치면 150곳이 넘는다. 이들의 매출도 2010년 800억원에서 지난해는 1500억원을 넘어섰다. 인근 에이스하이테크 등 아파트형 공장 10여곳에 입주한 600여곳의 정보통신업체까지 포함하면 매출은 5000억원을 넘는다. 센텀시티가 지역의 문화정보통신 중심지로 자리잡은 셈이다. 정종훈 벡스코 홍보팀장은 “지난해만 해도 식당가가 붐비지 않았는데 올 들어 공공기관이 이전해 오면서 휴일과 관계없이 사람이 몰리고 있다”면서 “센텀이 완전히 자리 잡은 것 같다”고 전했다.

센텀시티가 활기를 띠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매장을 갖춘 신세계백화점센텀시티에도 고객들이 몰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 9200억원을 올렸다. 2016년까지 복합센터도 추가공사에 들어가 몸집 불리기가 한창이다. 해마다 50여개의 새로운 브랜드를 들여오고 있다. 한샘에 이어 인테리어 브랜드업체인 ‘까사미아’도 메트리스체험존 등을 갖춘 매장을 센텀에 개장했다.

부동산 시장에도 불을 지피고 있다. 센텀시티 인근에 들어서는 ‘센텀시티 비스타 동원’, ‘e-좋은세상 광안비치’ 견본주택에는 사람들이 하루 2만명 이상이 몰리고 있다. 이일재 부산상의 처장은 “해운대 열기의 진원지가 센텀시티”라며 “벡스코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시작된 센텀의 브랜드 가치는 다양한 고급문화와 고부가가치 산업을 창출하면서 제2의 부산 도약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