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S가 뜬다①]카톡 친구 '추천 종목' 보는 시대…“소셜트레이딩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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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전까지만 해도 증권사 객장은 주식 거래의 중심과 같은 곳이었습니다. 이후 1997년 외환위기 당시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 등장하면서 투자자들이 객장에서 집 앞 컴퓨터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2000년대 말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자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탄생한 뒤엔 손 안의 주식 거래가 가능해졌습니다.
2014년 소셜트레이딩서비스(STS) 시대가 열렸습니다. 투자자들은 스마트폰에서 모바일 메신저하듯 투자자들과 정보를 얻고 투자 수익률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게 된 것입니다. 증권업계와 IT업계가 STS가 향후 증시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경닷컴은 총 4회에 걸쳐 STS의 현황을 진단하고, STS 선봉장에 서 있는 인물을 만나 전망을 들어봤습니다.[편집자 주] 주식 동아리에 가입한 대학생 박희원 군(24)은 최근 투자 방법을 바꿨다. 그간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애널리스트 분석 보고서를 참고해왔지만 이젠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친구들을 가장 먼저 찾는다. 카카오와 연계된 증권 애플리케이션(앱) ‘증권플러스’에선 카카오톡 친구들의 관심 종목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군은 “‘주식 좀 한다’고 하는 친구나 선배들의 관심 종목을 살펴본 뒤 채팅창을 통해 왜 관심 종목인지를 물어본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 보고서의 경우엔 무조건 ‘매수’를 외치는 경향이 많았는데 ‘주식통’인 지인들은 보다 냉철한 분석을 내려준다”고 설명했다.
소셜트레이딩서비스(STS) 시대가 열렸다. 소셜트레이딩은 모바일을 통한 단순한 주식거래를 넘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연계해 주식정보와 투자전략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19일 증권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STS를 통한 금융과 SNS의 시너지 효과가 최대 화두다. IT업계는 “이미 포화 시장이 돼 버린 SNS에서 금융과의 연계는 블루오션(무경쟁 시장)에 가깝다”는 반응이다. 증권업계에선 STS가 증시 불황 타개책이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 금융·IT 인재, 너도 나도 STS 뛰어든 이유는
현재는 초기 단계지만 STS의 성장 속도는 무섭다.
국내에서 STS 시대의 포문을 연 것은 카카오와 손을 잡은 '증권플러스'다. 증권플러스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설립한 투자사 케이큐브벤처스가 투자한 스타트업(신생 벤처회사) ‘두나무’가 개발했다.
지난 2월 증권플러스 출시 당시 카카오가 증권업에 진출한다는 ‘오보 소동’이 일어났을 정도로 이 소식은 관련 업계를 뒤흔들었다. 증권가에선 ‘카카오 증권 출시로 인한 증권업계 영향’을 분석한 내용이 메신저에서 돌아다니기도 했다. 현재 증권플러스의 다운로드 수는 10만 건을 넘었다.
금융업계 출신이 모여 만든 ‘스넥’(소셜인베스트먼트)도 다운로드 수 5만 건을 넘어서며 증권플러스를 추격 중이다.
증권사와 포털사가 손을 잡기도 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동부증권의 STS '도마'를 포털사이트인 네이트로 끌어들였다. ‘SNS 핫 스톡’을 운영하며 트위터, 블로그 등에 등록된 데이터를 분석해 지금 뜨는 종목과 사람들의 관심사를 제공한다. 한 종목에 대해 누리꾼들끼리 채팅하듯 토론할 수 있도록 했다.
글로벌 주식 시뮬레이션 앱도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세계 50만 명의 사용자를 갖고 있는 ‘트레이드히어로’가 지난 14일 한국어 버전을 출시한 것. 향후 카카오톡과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 ‘카톡 친구의 힘’ 믿어볼까…증권사, 패 ‘만지작’
각 STS마다 콘셉트는 다르지만 지향하는 방향은 비슷하다.
정보, 토론부터 거래까지 가능한 증권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재 각 증권사들이 저마다의 MTS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을 한 플랫폼 안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SNS 기능을 탑재했다. 친구들 간의 소통을 비롯해 전문가, 증권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최대 원동력이다.
증권플러스의 경우에 ‘국내 메신저’ 카카오톡과의 연동이 무기다. 카카오톡 친구들의 관심종목을 보거나 증권사를 친구로 등록해 이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모아서 볼 수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증권플러스의 성공 여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카카오라는 거대 플랫폼과 증권이 연결된다는 소식이 증권사의 구미를 당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초엔 거래 기능을 추가한다. 증권플러스에서 종목 정보를 보다가 해당 종목을 사고 싶으면 ‘거래’ 버튼을 누르면 된다. 투자자는 증권플러스와 연계된 증권사 중 한 곳을 선택해 거래를 체결할 수 있다. 수수료는 각 증권사에서 책정한 금액 그대로다. 증권플러스에서 따로 추가하는 거래 수수료는 없다.
스넥은 다양한 콘텐츠로 승부수를 띄운다. 앱 하나에서 종목에 대한 모든 정보를 확인하고, 위험 징후 등을 알아서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향후 거래 기능 추가도 고려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STS 패를 만지작거리는 분위기다. 증권플러스는 미래에셋 삼성 키움 동양 대신증권과 손을 잡았다. 스넥 역시 증권사들과의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대형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STS 초기 시장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는 증권사들이 많다”며 “STS의 효과가 어느 정도나 될지에 관심을 두며 증권사 간에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2014년 소셜트레이딩서비스(STS) 시대가 열렸습니다. 투자자들은 스마트폰에서 모바일 메신저하듯 투자자들과 정보를 얻고 투자 수익률 등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게 된 것입니다. 증권업계와 IT업계가 STS가 향후 증시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경닷컴은 총 4회에 걸쳐 STS의 현황을 진단하고, STS 선봉장에 서 있는 인물을 만나 전망을 들어봤습니다.[편집자 주] 주식 동아리에 가입한 대학생 박희원 군(24)은 최근 투자 방법을 바꿨다. 그간 증권사에서 제공하는 애널리스트 분석 보고서를 참고해왔지만 이젠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친구들을 가장 먼저 찾는다. 카카오와 연계된 증권 애플리케이션(앱) ‘증권플러스’에선 카카오톡 친구들의 관심 종목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박 군은 “‘주식 좀 한다’고 하는 친구나 선배들의 관심 종목을 살펴본 뒤 채팅창을 통해 왜 관심 종목인지를 물어본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사 보고서의 경우엔 무조건 ‘매수’를 외치는 경향이 많았는데 ‘주식통’인 지인들은 보다 냉철한 분석을 내려준다”고 설명했다.
소셜트레이딩서비스(STS) 시대가 열렸다. 소셜트레이딩은 모바일을 통한 단순한 주식거래를 넘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연계해 주식정보와 투자전략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19일 증권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STS를 통한 금융과 SNS의 시너지 효과가 최대 화두다. IT업계는 “이미 포화 시장이 돼 버린 SNS에서 금융과의 연계는 블루오션(무경쟁 시장)에 가깝다”는 반응이다. 증권업계에선 STS가 증시 불황 타개책이 될 수 있을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
◆ 금융·IT 인재, 너도 나도 STS 뛰어든 이유는
현재는 초기 단계지만 STS의 성장 속도는 무섭다.
국내에서 STS 시대의 포문을 연 것은 카카오와 손을 잡은 '증권플러스'다. 증권플러스는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이 설립한 투자사 케이큐브벤처스가 투자한 스타트업(신생 벤처회사) ‘두나무’가 개발했다.
지난 2월 증권플러스 출시 당시 카카오가 증권업에 진출한다는 ‘오보 소동’이 일어났을 정도로 이 소식은 관련 업계를 뒤흔들었다. 증권가에선 ‘카카오 증권 출시로 인한 증권업계 영향’을 분석한 내용이 메신저에서 돌아다니기도 했다. 현재 증권플러스의 다운로드 수는 10만 건을 넘었다.
금융업계 출신이 모여 만든 ‘스넥’(소셜인베스트먼트)도 다운로드 수 5만 건을 넘어서며 증권플러스를 추격 중이다.
증권사와 포털사가 손을 잡기도 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는 동부증권의 STS '도마'를 포털사이트인 네이트로 끌어들였다. ‘SNS 핫 스톡’을 운영하며 트위터, 블로그 등에 등록된 데이터를 분석해 지금 뜨는 종목과 사람들의 관심사를 제공한다. 한 종목에 대해 누리꾼들끼리 채팅하듯 토론할 수 있도록 했다.
글로벌 주식 시뮬레이션 앱도 한국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세계 50만 명의 사용자를 갖고 있는 ‘트레이드히어로’가 지난 14일 한국어 버전을 출시한 것. 향후 카카오톡과 연계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 ‘카톡 친구의 힘’ 믿어볼까…증권사, 패 ‘만지작’
각 STS마다 콘셉트는 다르지만 지향하는 방향은 비슷하다.
정보, 토론부터 거래까지 가능한 증권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현재 각 증권사들이 저마다의 MTS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을 한 플랫폼 안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SNS 기능을 탑재했다. 친구들 간의 소통을 비롯해 전문가, 증권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최대 원동력이다.
증권플러스의 경우에 ‘국내 메신저’ 카카오톡과의 연동이 무기다. 카카오톡 친구들의 관심종목을 보거나 증권사를 친구로 등록해 이들이 제공하는 정보를 모아서 볼 수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증권플러스의 성공 여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카카오라는 거대 플랫폼과 증권이 연결된다는 소식이 증권사의 구미를 당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음 달 초엔 거래 기능을 추가한다. 증권플러스에서 종목 정보를 보다가 해당 종목을 사고 싶으면 ‘거래’ 버튼을 누르면 된다. 투자자는 증권플러스와 연계된 증권사 중 한 곳을 선택해 거래를 체결할 수 있다. 수수료는 각 증권사에서 책정한 금액 그대로다. 증권플러스에서 따로 추가하는 거래 수수료는 없다.
스넥은 다양한 콘텐츠로 승부수를 띄운다. 앱 하나에서 종목에 대한 모든 정보를 확인하고, 위험 징후 등을 알아서 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향후 거래 기능 추가도 고려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STS 패를 만지작거리는 분위기다. 증권플러스는 미래에셋 삼성 키움 동양 대신증권과 손을 잡았다. 스넥 역시 증권사들과의 접촉을 이어가고 있다.
대형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STS 초기 시장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는 증권사들이 많다”며 “STS의 효과가 어느 정도나 될지에 관심을 두며 증권사 간에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