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5월 누적판매 3000만대 돌파…정몽구 회장의 '수출 경영'…기아차, 글로벌 기업 탈바꿈

기아자동차가 1962년 경기 광명시 소하리공장에서 첫 차를 생산한 지 52년 만에 글로벌 누적 판매 3000만대 고지를 넘어선다. 2000년 정몽구 회장이 이끄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로 편입된 뒤 글로벌 전역에서 빠른 성장을 거듭한 결과다.

기아차는 1962년 이후 지난달까지의 글로벌 시장 누적 판매량이 2990만여대로, 이달 중 3000만대를 돌파한다고 19일 발표했다. 이 회사는 올 들어 월평균 26만여대를 판매하고 있다. 기아차는 2003년 누적 판매 1000만대를 달성했고 7년 뒤인 2010년 2000만대를 넘어섰다. 이후 4년 만에 3000만대 고지에 올라서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4월 누적 판매대수 5000만대를 넘어섰다.

외환위기 와중인 1998년 4월 경영 위기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갔던 기아차는 이듬해 3월 현대차에 인수된 뒤 부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기아차는 정상화에 최소 5년 이상 걸릴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2년 만인 2000년 2월 법정관리를 졸업했다. 2000년 4월 현대차그룹에 정식 편입됐고 성장가도를 달렸다.

현대차와의 플랫폼(자동차 뼈대) 공유 등을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속속 내놨고 미국, 유럽 등 선진시장은 물론 신흥시장까지 아우르는 적극적인 해외 공략으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현대차그룹에 안긴 2000년부터 지난달까지의 누적 판매대수가 2259만대로, 총 판매대수 3000만대의 4분의 3에 달한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정몽구 회장은 품질 경영과 글로벌 경영, 현장 경영 등 강력한 리더십을 통해 기아차의 빠른 도약을 앞서 이끌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지난달 말까지 누적 수출은 1360만대로 전체 판매대수의 절반 가까이 차지했다”며 “정몽구 회장의 수출 경영 등이 기아차를 글로벌 회사로 탈바꿈시켰다”고 말했다.

누적 판매대수 3000만대는 기아차의 베스트셀링카인 K5(전장 4845㎜ 기준)를 일렬로 늘어 놓으면 경부고속도로(416㎞)를 175번 왕복할 수 있는 길이다. 지구 둘레(4만㎞)를 3.6바퀴 도는 거리와 맞먹는다.

기아차 모델별로는 1987년 내놓은 소형차 프라이드가 가장 많이 팔렸다. 누적 판매량은 지난달 말까지 346만대다. 이어 1993년 선보인 세계 최초의 승용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스포티지와 2002년 출시한 중형 SUV 쏘렌토가 각각 311만대와 202만대가 팔렸다.

기아차는 3000만대 판매 돌파를 기념하는 깜짝 이벤트를 선보인다. 이달 중 신차를 출고하는 소비자 중 추첨을 통해 3000명을 선정, 향후 기아차 구매 때 평생 3% 할인 혜택을 준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