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국민연금에서 기금운용본부를 완전히 독립시켜 운용만을 따로 맡기는 것은 위험하고 논리상 맞지 않는 일입니다."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20일 서울 여의도에서 금융투자협회 주최로 열린 금융투자업계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국민연금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이 자리에서 최 이사장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분리·독리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최 이사장은 "완벽하게 독립된 기금운용공사를 만들더라도 국가의 통제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며 "돈의 원천이 국민에게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국민연금공단 7000여명의 직원이 연금 가입자들을 설득하면서 국민연금을 징수하고 있다"며 "연금이 조성되는 과정을 무시한 채 완전히 분리된 제3의 조직이 기금을 운용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고 논리상 맞지 않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본부 개편에 대한 논의는 가능하지만, 완벽하게 독립된 기관을 또다시 만들어서 운용을 맡기는 것은 세계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독립된 기금운용공사의 예로 캐나다의 사례를 드는데, 캐나다는 연금의 징수를 국가 공무원이 한다"며 "공무원이 기금을 관리할 수는 없으니 독립된 기금운용공사를 만드는 것이 당연하지만 한국은 경우가 다르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 이사장은 "현재 기금운용위원회의 위원장이 복지부 장관인데, 기금운용위원회 책임자는 24시간 기금운용에 대해서만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기금 고갈이나 안정성에 대한 논란에 대해서는 "기금이 고갈돼 연금을 지급하지 못하는 사태는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지 세계적으로 최소 130년이 되며, 160여개 나라에 도입이 돼 있지만 아직까지 어떤 나라도 연금이 고갈돼 지급하지 못한 경우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최 이사장은 "국민연금 기금 운용수익률을 1% 올리면 기금 고갈연도가 7~8년 연장된다"며 "기금운용본부가 수익률을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한국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이 9%인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19%"라며 "국민연금의 보험료율을 15%까지만 올려도 앞으로 2000년대 안에는 기금 고갈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