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세금이 잘 걷히지 않고 있다. 경기 침체로 최악의 진도율을 보였던 지난해와 별로 다를 게 없다. 세월호 사고로 경기회복세에 대한 불확실성까지 겹쳐 올해 정부 살림은 더 빠듯해질 수 있다는 우려다.

기획재정부가 20일 발표한 ‘재정동향 5월호’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세 수입은 48조8000억원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47조1000억원보다는 다소 나아졌지만 50조원을 웃돌았던 예년과 비교하면 부진한 실적이다. 게다가 연간 목표세수 대비 징수실적을 뜻하는 진도율은 1분기 22.5%로 지난해 1분기 진도율보다 0.8%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세외수입(6조9000억원)과 기금수입(28조4000억원)을 포함한 총수입은 84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총수입 진도율은 22.8%로 2011년 27.0%에서 2012년 26.7%, 2013년 23.0%로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예년 진도율은 목표치가 아닌 세수 실적을 기준으로 집계하지만 갈수록 세수 실적이 내리막을 타고 있다는 흐름을 보여준다.

세목별 징수실적은 △소득세 11조8000억원 △법인세 11조4000억원 △부가가치세 12조2000억원 △교통세 3조2000억원 △관세 1조7000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와 비교해 조금씩 증가했지만 관세 수입은 원·달러 환율 하락 여파로 3000억원 감소했다. 박금철 기재부 조세분석과장은 “1분기까지 세수가 지난해보다 나쁘지는 않지만 크게 나아지지도 않았다”고 진단했다.

반면 1분기 총지출은 101조6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97조8000억원보다 3조8000억원 늘었다. 이에 따라 이 기간 통합재정수지는 17조5000억원 적자를 나타냈다. 이 같은 수치에는 세월호 사고에 따른 영향이 반영되지 않아 2분기 상황은 더 악화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세종=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