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러시아와 제주 남쪽서 군사훈련…한국 방공구역 일부 항행금지 선포
중국이 지난해 11월23일 이어도를 포함한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을 일방적으로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이 지역에서 러시아와 함께 군사훈련에 들어갔다. 이번 훈련지역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과 일부 겹쳐 우리 군은 감시·정찰활동을 강화했다고 국방부가 20일 밝혔다.

국방부에 따르면 중국은 이날부터 26일까지 장강 하구 동쪽 해상에서 ‘해상협력-2014’ 군사연습에 돌입했다. 중국이 주도하는 이번 훈련에는 중국 측 함정 14척과 잠수함 2척, 비행기 9대, 헬기 6대가 참여하며 러시아에선 함정 6척이 참여해 연합수색 및 구조, 대잠수함 훈련, 선박 호위, 실탄사격, 방공훈련 등을 실시한다. 한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훈련이 시작되자 전투기와 함정을 현지에 보내 정찰활동에 들어갔으며 제주지역의 레이더 등을 통해 이 지역에 대한 감시를 강화했다.

중국은 지난 16일 해사국 홈페이지에 폭 213㎞, 길이 300㎞에 달하는 해상을 항행금지구역으로 선포하고 이 기간 중 오전 5시부터 오후 6시까지 군사연습 및 사격훈련을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이 구역은 KADIZ와 폭 172㎞, 길이 230㎞ 범위만큼 겹친다.

다만 한국이 관할하는 이어도는 훈련구역 북단에서 47㎞ 떨어져 있으며 중국과 일본 간에 마찰을 빚고 있는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는 남단과 370㎞의 거리를 두고 있다.

중국의 이번 훈련은 제주도 서쪽 상공에서 폭 20㎞, 길이 115㎞의 공역을 당시 KADIZ와 겹치도록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한 지난해 결정을 기정사실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국은 중국이 처음으로 ADIZ를 선포하자 지난해 12월8일 이어도 수역과 함께 우리 영토인 마라도 및 홍도 영공을 포함하는 범위로 KADIZ를 62년 만에 넓혔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공해상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훈련을 하는 것은 무방하지만 군용 항공기의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는 훈련을 하면서 사전에 통보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며 “오늘 오후 주한 중국 무관을 국방부로 초치해 이런 점을 지적했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 군도 이 지역에서 훈련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과 관련, “검토할 만한 사항”이라고 대답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