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은행인 JP모건체이스가 ‘파산 도시’ 디트로이트에 1억달러(약 1026억원)의 갱생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21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이 가운데 2500만달러는 주택 수리, 빈집·폐허 정리 등에 투입된다. 현재 디트로이트에는 7만8000채의 집이 빈 상태 또는 폐허로 남아 있다. 나머지 자금은 일자리 창출과 직업 훈련 1250만달러, 자영업자 지원 700만달러, 도시 전철 건설 550만달러 등으로 분배된다.

JP모건체이스는 성명에서 “디트로이트가 살만한 도시, 투자가치가 있는 도시, 역동적인 경제의 도시로 거듭날 수 있는 장점과 특성을 가졌다고 확신한다”고 지원 배경을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도 최근 디트로이트에 일자리 창출과 경제 발전 등의 명목으로 2000만달러를 지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도시 역사상 최대 규모인 180억달러의 부채를 안고 지난해 7월 파산을 선언한 디트로이트는 지난 2월 연금 및 부채 삭감을 골자로 하는 재생 계획을 내놓았다. 연방 파산법원은 오는 10월 중순께 재생 계획에 대한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재생 계획은 경찰·소방관 은퇴자들에 대한 생활비 지원을 중단하는 대신 연금의 최소 90%를 보장하고, 일반직 은퇴자는 연금의 30%를 삭감한다는 내용이다. 채권자들에게는 채권 표시액의 20%만을 보장하도록 했으며 노후 인프라 수리를 위해 10년간에 걸쳐 15억달러를 투입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 때 매각 여부가 활발하게 논의된 디트로이트 미술관의 소장품은 그대로 보유하기로 했다.

디트로이트는 1950년대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이자 제조업의 본산으로 전성기를 누렸으나 시대 변화에 따른 도시의 쇠락과 오랜 기간에 걸친 방만한 시 운영으로 파산에 이르게 됐다.
1950년대 180만명에 달했던 인구는 70만명으로 줄어들었으며 현재 기본적인 공공 서비스도 제대로 제공되지 않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