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부지를 확보하지 못한 아파트 시행사가 인근 초등학교를 증축하는 손쉬운 해결책을 내놨다가 학부모들의 거센 반발에 부닥쳤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 용인시 수지구 동천동 한빛초등학교 학부모 200여 명은 용인시청 앞에서 연일 교실 증측과 지하 주차장 건설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학부모들은 “아파트 시행사가 학교를 신설하지 않고 한빛초등학교 건물을 증축해 입주자 자녀를 수용하려 하고 있다”며 “교실을 수직 증축하고 기존 건물 밑에 지하 주차장을 건설하면 건물구조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이 학교 옆에 아파트 839가구 신축을 승인받은 E건설사는 학교 설립 조건인 2500가구에 미달하자 학교를 신설하지 않고 한빛초교를 증설하는 것으로 용인시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다.

한빛초교에는 현재 24학급, 653명이 재학 중이다. E건설사는 지상 2층으로 시공된 별관 특별실 건물 위로 2개 층을 증축해 교실 8개를 확보하고 지상 5층 본관 바로 옆에 교직원용 지하 주차장을 건설할 예정이다.

학부모들은 “애초 추가 증축이 고려되지 않고 지상 2층으로 설계·시공된 별관을 멋대로 수직 증축하면 하중이 두 배 이상 늘어난다”며 “건물 균열과 붕괴 등 안전상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특히 공사가 진행되는 기간동안 학생들이 안전은 물론 수업에도 심각한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교육청 관계자는 “아파트 규모상 학교를 신설할 여건은 안되고 인근 학교는 모두 과대학교인 데다 한빛초교 부지는 너무 좁아 증축이 유일한 대안”이라고 해명했다. 시 관계자도 “사업자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사업승인을 요청했기 때문에 허가를 내주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학교 신설은 2500가구 이상일 경우에만 가능하기 때문에 건물을 보강하고 증설하는 것으로 조건부 승인을 내줬다”고 말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