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22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이 22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장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새 총리 인선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 사표 수리를 동시에 발표하면서 김기춘 비서실장은 인사 대상에서 제외했다. 김기춘 실장은 청와대 직제상 김장수 안보실장과 동급이라는 점에서 교체 의사가 있었다면 이날 같이 발표했어야 했다. 하지만 김기춘 실장은 언급하지 않으면서 사실상 김 실장에 대해선 유임시키겠다는 의사를 확인했다.

일각에선 세월호 참사 후 청와대의 대응 방식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여론이 많았던 만큼 김기춘 실장도 교체 대상에 포함될 것이란 관측도 있었다. 정치권에서는 김진선 평창동계올림픽준비위원장 등이 대타로 기용될 것이란 얘기도 나돌았다. 하지만 김기춘 실장은 임명된 지 아직 1년도 안 됐다는 점, 임명 후 각종 현안을 무난하게 처리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유임으로 결론났다는 게 청와대 안팎의 분위기다.

김기춘 실장 유임과 달리 수석비서관급 참모들은 향후 이어질 개각과 맞물려 상당폭 교체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여권 일각에선 박준우 정무수석, 주철기 외교수석, 조원동 경제수석, 윤창번 미래전략수석, 모철민 교육문화수석 등이 교체 대상에 오를 수 있다는 얘기가 있다. 박 수석은 국회와의 소통에 대한 여권 내부의 불만이 많은 점이 교체 사유로 거론된다. 하지만 박 대통령 스스로 새로운 정무수석 역할을 맡기기 위해 박 수석을 발탁한 만큼 교체될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도 있다.

주 수석과 조 수석은 개각과 맞물려 교체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특히 주 수석은 김장수 실장과 남재준 국가정보원장 교체로 외교안보라인이 통째로 물갈이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외교안보팀 개각과 함께 거취가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 수석은 경제팀 교체와 맞물려 내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물론 조 수석이 경제혁신 3개년 계획, 규제완화 등 굵직한 현안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제팀의 조율사로서 역할을 무난히 수행했다는 평을 받고, 박 대통령의 신임이 여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임될 가능성도 크다.

윤 수석은 작년 청와대 2기 참모진에 합류한 이후 창조경제타운 등을 발빠르게 선보이는 등 성과를 냈다는 점을 인정받아 내각으로 이동할 수 있다. 이정현 홍보수석은 KBS에 대한 청와대의 외압 관련 의혹 관련자로 지목된 점이 부담이지만, 박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데다 이 수석을 대체할 적임자가 없다는 현실성 때문에 유임될 것으로 관측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