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 첫 총리는 YS정부 이회창
23일 한국경제신문이 3공화국 이후 임명된 총리 36명(중임 및 안대희 후보자 포함)을 분석한 결과다. 이 중 교수(교육가 포함) 출신이 12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관료(7명), 법조인(6명), 정치인(5명) 출신 순이었다.
교수 출신 총리는 남덕우 전 총리가 사실상 처음이다. 서강대 교수와 미국 스탠퍼드대 초청교수를 지낸 남 전 총리는 박정희 대통령 시절인 1969년 재무부 장관에 발탁된 데 이어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을 거쳐 1980년 ‘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의 자리에 올랐다. 전두환 대통령 땐 김상협 고려대 총장이 총리에 발탁됐다. 그는 취임 일성으로 “막힌 곳은 뚫고 굽은 것은 펴겠다”고 결기를 보였지만 결국 군사정권의 ‘대독총리’에 그쳤다는 평가를 들었다.
노태우 정부는 교수 출신 전성시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기간 임명된 5명의 총리 가운데 이현재·노재봉·정원식·현승종 전 총리 등 4명이 대학 총장이나 학장 등을 지낸 교수 출신이었다. 민주화 바람으로 군사 독재에 대한 여론의 반감이 커지자 이를 누그러뜨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교수 출신을 중용한 측면이 컸다.
김영삼 정부의 이영덕·이홍구·이수성 전 총리도 교수 출신이었다. 여야 간 정권 교체가 이뤄진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선 교수 출신이 자취를 감췄다가 이후 이명박 정부에서 한승수·정운찬 전 총리가 교수 출신 총리의 맥을 이었다.
관료 출신은 박정희·전두환 대통령 시절 중용됐다. 최규하·신현확·진의종·노신영 전 총리가 대표적이다. 최 전 총리는 총리가 되기 전 농림부와 외무부 관료를 거쳐 외무부 장관에 올랐다. 신 전 총리는 경제기획원 장관과 부총리를 역임했다. 고도 성장기에 경제 발전을 이끈 공로를 인정받아 내각 수반에 오른 것.
법조인 출신의 첫 총리는 김영삼 정부 시절 이회창 전 총리였다. 대법관과 감사원장을 지낸 이 전 총리는 ‘대쪽 총리’ 이미지를 바탕으로 여권의 대선 후보 자리를 거머쥐기도 했다. 김대중 정부에선 판사 출신 정치인인 이한동 전 총리, 대법관과 선거관리위원장을 지낸 김석수 전 총리가 법조인 총리로 분류된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