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 늘어난 가계…소비도 깜짝 회복
지난 1분기 가계 소비심리가 반짝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소비지출 증가율이 4.4%로 8분기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 ‘고용 확대→소득 증대→소비심리 개선’의 선순환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소득지출 증가율이 소득 증가율에는 미치지 못했다.

통계청이 23일 발표한 ‘가계동향 조사’에 따르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65만4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늘었다. 2012년 1분기(5.3%)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소비지출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 -1.0%를 저점으로 찍은 이후 오름세를 타고 있다.

소비지출을 업종별로 보면 자동차 구입과 외식, 단체여행 등이 늘어나 교통(12.2%), 음식숙박(6.1%)과 오락·문화(7.6%)가 많이 늘었다. 반면 의류신발(-1.2%) 주거수도광열(-0.7%) 등은 소비가 줄었다.

1분기 소득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40만3000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늘어났다. 2012년 4분기(5.4%) 이후 최대 증가 폭이다. 실질소득 기준으로도 3.9% 늘었다. 취업자 수가 증가하면서 근로소득이 275만8000원에서 290만3000원으로 5.3% 증가한 영향이 컸다.

소비지출 여력을 나타내주는 처분가능소득(소득에서 세금을 뺀 것)은 356만3000원으로 5.1% 증가했다. 가구 흑자금액(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을 뺀 것)은 90만9000원으로 7.3% 급증했다. 이는 2006년 이후 1분기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오상우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과장은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타고 늘어난 일자리가 가계 소득 증대와 소비지출 확대로 이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아 소득 증가에 비해 지출은 조심스러웠다. 처분가능소득에서 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일컫는 평균소비성향이 74.5%로 1분기 기준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