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싱웨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기상이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KPGA 제공
먼싱웨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이기상이 우승컵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KPGA 제공
이기상(28)이 한국남자프로골프(KPGA)투어 먼싱웨어매치플레이챔피언십(총상금 8억원)에서 4년6개월 만에 우승컵을 안았다.

이기상은 25일 경기 용인시 88CC 서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날 결승전에서 최준우(35)를 2&1(1홀 남기고 2홀 차)으로 제치고 우승했다. 2008년 투어에 데뷔한 이기상은 첫 승도 2009년 동부화재프로미배 군산CC 매치플레이챔피언십에서 따내 매치플레이에 강한 모습을 드러냈다.

이기상은 “스트로크플레이는 한 번의 실수가 18홀 전체에 걸쳐 영향이 있지만 매치플레이는 매 홀 승부를 내기 때문에 실수를 하더라도 다음 홀에 만회할 기회가 있다는 게 차이점”이라며 “실수한 홀을 바로 잊고 다음 홀을 준비하는 부분에 있어 강한 모습을 보이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우승상금 2억원을 받은 이기상은 시즌 상금랭킹 1위(2억6300만원)로 올라섰다. 32강에서 홍순상(33·SK텔레콤), 16강에서 김도훈(25·신한금융그룹), 8강에서 김대현(26·캘러웨이)까지 이 대회 우승자들을 차례로 꺾은 이기상은 같은 날 열린 4강전에서 변진재(25)까지 물리치고 결승에 진출했다.

이기상은 결승에서 최준우를 맞아 11번홀까지 역전과 재역전을 거듭하는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12번홀(파3)과 13번홀(파5)에서 최준우가 실수를 거듭하면서 승부의 추는 이기상 쪽으로 기울었다. 최준우는 15번홀(파4)에서 1.2m짜리 버디 퍼트를 넣어 1홀 차로 압박했다. 하지만 이기상은 17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으로 볼을 홀 1.7m에 붙여 파에 그친 최준우로부터 항복을 받아냈다.

이기상은 “오랜만의 우승이라 하늘을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라며 “2009년 첫 승 이후 우승이 없어 힘든 시기도 겪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 다짐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시상식 때 성악을 전공한 동갑내기 여자친구(곽보경)에게 프러포즈를 한 이기상은 “2009년 우승한 이후 학교 후배의 소개로 처음 만나 내가 계속 따라다녔다”며 “올 시즌 결혼 전에 우승한 뒤 시상식장에서 프러포즈하고 싶었는데 기회가 와 다행”이라고 말했다.

3, 4위전에서는 32강전에서 배상문(28)을 물리치는 이변을 연출한 변진재가 배윤호(21)를 5&3로 이겼다. 변진재는 15번홀(파4)에서 웨지로 친 두 번째 샷을 그대로 홀에 넣어 이글을 잡으면서 승패를 결정지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