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과장 & 李대리] 점심 굶기를 밥먹듯하고…小食·小食 외치지만…그녀가 살뺐다는 소식은 아직 들리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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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들의 '영원한 숙제' 다이어트
'초콜릿 복근'을 꿈꾸지만…
부어라 마셔라 회식 한 번이면 1주일 운동·식이요법 '도루묵'
원치않은 '마음 고생' 다이어트
"외모도 능력이다" 상사 눈총과 격무 겹치니 1년 12㎏ 빠져
'초콜릿 복근'을 꿈꾸지만…
부어라 마셔라 회식 한 번이면 1주일 운동·식이요법 '도루묵'
원치않은 '마음 고생' 다이어트
"외모도 능력이다" 상사 눈총과 격무 겹치니 1년 12㎏ 빠져
“결혼하고 나면 몸매 관리와는 ‘안녕’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웬걸요. 큰딸이 유치원에 들어가더니 워터파크인 캐리비안 베이에 가자고 매일같이 조르네요. 딸들에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기 위해 다이어트를 시작했습니다.”(광고대행사 A과장)
“3년 넘게 솔로로 지내다 한 달 전에 거래처 여직원과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5월이 되니 여자친구가 ‘여름휴가 계획은 짜고 있어?’라고 자꾸 물어보네요. 바닷가라도 가려면 ‘초콜릿 복근’은 고사하고 ‘갑빠(가슴 근육)’라도 있어야 할 텐데…. ”(제조업체 B대리)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육박하는 초여름 날씨가 벌써 시작됐다. 찬바람이 불어야 정신을 차리기 시작하는 수험생들처럼 많은 김과장 이대리는 날씨가 더워져야 비로소 휴가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그러나 휴가철이 두 달 남은 지금 급한 건 계획만이 아니다. 산이든 바다든 제대로 즐기려면 몸매 관리가 필수다. 얼마 남지 않은 휴가철을 대비해 몸만들기에 나선 직장인들의 ‘다이어트 비법’을 들어봤다.
◆매일 계단 14층 오르기가 기본
올여름 남자친구와 태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마케팅회사 직원 정모씨(31)는 요즘 점심 식사를 마치고 하는 일이 하나 생겼다. 회사 1층에서 14층 사무실까지 계단으로 올라가는 것. 스스로 통통한 편이라고 생각하는 정씨는 그동안 식사 뒤 인근 공원을 산책하는 정도로 만족했다. 그러나 남자친구와의 여름휴가를 앞두고 운동 강도를 대폭 높일 수밖에 없었다. “평소 야근·회식이 많아 따로 운동할 시간이 없어요. 사람들이 아무리 제게 살찐 편은 아니라고 해도 마음이 놓이질 않네요.”
서울 광화문 A상사에 근무하는 김 과장은 요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내려서 4㎞가량을 걸어서 출근한다. 빠른 걸음으로 40분 정도가 걸린다. 김 과장이 이렇게 걷는 것은 우선 건강을 위해서다. 그는 “업무 특성상 회식과 술자리가 잦아 몸이 갈수록 처진다”며 “걷고 나면 건강해지는 것 같고 몸도 슬림하게 바뀌는 것 같다”고 했다.
◆직장 덕분에 빠진 살
이전 직장의 보수적인 분위기가 싫어 입사 1년 만에 외국계 기업으로 옮긴 박모씨(28)는 그토록 지긋지긋했던 전 직장 상사 최 과장이 1년에 딱 한 번 휴가철이 되면 고마워진다. 입사하자마자 “몸 관리 좀 하지?”라며 능글능글 웃던 최 과장 때문에 겉으로 웃으면서도 속으로는 엉엉 울던 그녀.
타의로 시작한 다이어트였지만 직장 스트레스까지 더해지자 1년 만에 12㎏이나 빠졌다. 덕분에 옛날 같으면 꿈도 못 꾸던 비키니 수영복 ‘신상’을 백화점 여름 세일도 시작하기 전에 덜컥 사버렸다. “요즘은 타이트한 정장이 잘 어울린다는 말까지 들어요. 여전히 최 과장이나 전 직장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지만 득본 것도 있네요.”
인기 남성 잡지사에 입사한 신입사원 김모씨(27)는 최근 ‘열혈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잡지 모델뿐 아니라 동료 여직원들까지 다들 ‘한몸매’ 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기 때문. “이대로는 안 되겠더라고요. 여름에 휴양지에서 촬영도 많다는데 너무 비교될 거 같았어요. 파릇파릇한 신입인데 몸매도 신선하게 가꿔봐야죠. 오늘 점심은 두부 한 개, 토마토 한 개로 해결할 겁니다.”
대형 통신사에 근무하는 김 과장(38)은 다이어트에 성공해 직장 일도 잘 풀린 경우다. 그는 회사에서 스마트폰 건강관리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출시 전에 직원들이 미리 써봐야 한다’고 하자 시범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회사 차원’에서 이뤄진 다이어트는 혹독했다. 휴대폰 앱에 체중과 체지방 지수를 기록했고, 팀원들과 함께 등록한 헬스장에 빠진 날은 벌금을 냈다. 회사에서 식단 등도 지원해줬다. 프로그램 참가 석 달이 지난 뒤 김 과장은 그간 술 덕분에 불어난 80㎏을 넘어선 몸무게를 총각 시절 수준인 60㎏ 후반으로 돌려 놨다.
◆‘또’ 시작한 다이어트
인터넷 회사에 다니는 워킹맘 주 과장(35)은 여름철을 앞두고 ‘또’ 요가학원을 끊었다. 벌써 3년째 도전이다. 아이를 낳고 나오기 시작한 뱃살을 빼기 위한 노력이다. 여름철 남편과 해외여행도 계획하고 있는 마당이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찮다. 일감이 몰리며 야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집에 돌아오면 아이도 보살펴야 한다. 그는 “이번엔 꼭 살을 빼야겠다고 결심했지만 여전히 자신은 없다”며 살짝 웃었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김 대리(30)는 여름 휴가 때 비키니를 입겠다는 목표로 다시금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그동안 계속 실패했던 이유는 ‘회식’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하다가도 회식이라도 한 번 하면 ‘이번에도 글렀다’면서 그냥 포기해버렸죠.” 김 대리는 이번 다이어트에서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앱)을 잔뜩 다운로드받았다. 끼니마다 먹은 음식의 칼로리를 기록하는 앱, 자전거를 타거나 등산을 하면 경로를 기록해주는 앱, 걸음 수를 계산해 주는 만보기 앱 등 난생처음 보는 앱들이 그녀의 스마트폰을 가득 채웠다. “가족들에게 ‘그만 먹어 다이어트 한다며’ ‘너 꼭 살 뺄 수 있어’라고 말해달라고 부탁해 봤는데도 불안하더라고요. 앱이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SNS에 사진만 올릴 수 있다면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김 대리(32)는 요즘 만사에 의욕이 없다. 여름휴가에 맞춘 긴급 다이어트 때문이다. 고교 동창과 함께 여름휴가 때 필리핀에 가기로 한 것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호텔 수영장에서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기로 한 것은 아무래도 무리수였다. 남은 시간은 두 달. 아침과 점심으로 선식을 싸서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동료들과 함께하는 점심 식사는 피하고 저녁 약속은 아예 안 잡는다.
하지만 후유증도 만만찮다. 늘 배가 고프다 보니 만사에 짜증이 나고 일에 의욕이 떨어져서다. 상사가 조금만 잔소리를 해도 짜증 지수는 10배. “일에 너무 지장을 주는 것 같아서 절충안을 고민 중이랍니다. 그래도 젊었을 때 한번 화보 같은 사진을 남기고 싶은데 쉽지 않네요.”
강현우/안정락/김은정/황정수/김대훈/김동현 기자 hkang@hankyung.com
“3년 넘게 솔로로 지내다 한 달 전에 거래처 여직원과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5월이 되니 여자친구가 ‘여름휴가 계획은 짜고 있어?’라고 자꾸 물어보네요. 바닷가라도 가려면 ‘초콜릿 복근’은 고사하고 ‘갑빠(가슴 근육)’라도 있어야 할 텐데…. ”(제조업체 B대리)
낮 최고기온이 30도를 육박하는 초여름 날씨가 벌써 시작됐다. 찬바람이 불어야 정신을 차리기 시작하는 수험생들처럼 많은 김과장 이대리는 날씨가 더워져야 비로소 휴가 계획을 세우기 시작한다. 그러나 휴가철이 두 달 남은 지금 급한 건 계획만이 아니다. 산이든 바다든 제대로 즐기려면 몸매 관리가 필수다. 얼마 남지 않은 휴가철을 대비해 몸만들기에 나선 직장인들의 ‘다이어트 비법’을 들어봤다.
◆매일 계단 14층 오르기가 기본
올여름 남자친구와 태국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마케팅회사 직원 정모씨(31)는 요즘 점심 식사를 마치고 하는 일이 하나 생겼다. 회사 1층에서 14층 사무실까지 계단으로 올라가는 것. 스스로 통통한 편이라고 생각하는 정씨는 그동안 식사 뒤 인근 공원을 산책하는 정도로 만족했다. 그러나 남자친구와의 여름휴가를 앞두고 운동 강도를 대폭 높일 수밖에 없었다. “평소 야근·회식이 많아 따로 운동할 시간이 없어요. 사람들이 아무리 제게 살찐 편은 아니라고 해도 마음이 놓이질 않네요.”
서울 광화문 A상사에 근무하는 김 과장은 요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내려서 4㎞가량을 걸어서 출근한다. 빠른 걸음으로 40분 정도가 걸린다. 김 과장이 이렇게 걷는 것은 우선 건강을 위해서다. 그는 “업무 특성상 회식과 술자리가 잦아 몸이 갈수록 처진다”며 “걷고 나면 건강해지는 것 같고 몸도 슬림하게 바뀌는 것 같다”고 했다.
◆직장 덕분에 빠진 살
이전 직장의 보수적인 분위기가 싫어 입사 1년 만에 외국계 기업으로 옮긴 박모씨(28)는 그토록 지긋지긋했던 전 직장 상사 최 과장이 1년에 딱 한 번 휴가철이 되면 고마워진다. 입사하자마자 “몸 관리 좀 하지?”라며 능글능글 웃던 최 과장 때문에 겉으로 웃으면서도 속으로는 엉엉 울던 그녀.
타의로 시작한 다이어트였지만 직장 스트레스까지 더해지자 1년 만에 12㎏이나 빠졌다. 덕분에 옛날 같으면 꿈도 못 꾸던 비키니 수영복 ‘신상’을 백화점 여름 세일도 시작하기 전에 덜컥 사버렸다. “요즘은 타이트한 정장이 잘 어울린다는 말까지 들어요. 여전히 최 과장이나 전 직장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지만 득본 것도 있네요.”
인기 남성 잡지사에 입사한 신입사원 김모씨(27)는 최근 ‘열혈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잡지 모델뿐 아니라 동료 여직원들까지 다들 ‘한몸매’ 하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기 때문. “이대로는 안 되겠더라고요. 여름에 휴양지에서 촬영도 많다는데 너무 비교될 거 같았어요. 파릇파릇한 신입인데 몸매도 신선하게 가꿔봐야죠. 오늘 점심은 두부 한 개, 토마토 한 개로 해결할 겁니다.”
대형 통신사에 근무하는 김 과장(38)은 다이어트에 성공해 직장 일도 잘 풀린 경우다. 그는 회사에서 스마트폰 건강관리 서비스를 준비하면서 ‘출시 전에 직원들이 미리 써봐야 한다’고 하자 시범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회사 차원’에서 이뤄진 다이어트는 혹독했다. 휴대폰 앱에 체중과 체지방 지수를 기록했고, 팀원들과 함께 등록한 헬스장에 빠진 날은 벌금을 냈다. 회사에서 식단 등도 지원해줬다. 프로그램 참가 석 달이 지난 뒤 김 과장은 그간 술 덕분에 불어난 80㎏을 넘어선 몸무게를 총각 시절 수준인 60㎏ 후반으로 돌려 놨다.
◆‘또’ 시작한 다이어트
인터넷 회사에 다니는 워킹맘 주 과장(35)은 여름철을 앞두고 ‘또’ 요가학원을 끊었다. 벌써 3년째 도전이다. 아이를 낳고 나오기 시작한 뱃살을 빼기 위한 노력이다. 여름철 남편과 해외여행도 계획하고 있는 마당이다. 그러나 현실은 만만찮다. 일감이 몰리며 야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집에 돌아오면 아이도 보살펴야 한다. 그는 “이번엔 꼭 살을 빼야겠다고 결심했지만 여전히 자신은 없다”며 살짝 웃었다.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김 대리(30)는 여름 휴가 때 비키니를 입겠다는 목표로 다시금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그동안 계속 실패했던 이유는 ‘회식’ 때문이다. “다이어트를 하다가도 회식이라도 한 번 하면 ‘이번에도 글렀다’면서 그냥 포기해버렸죠.” 김 대리는 이번 다이어트에서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보기로 했다. 스마트폰에 애플리케이션(앱)을 잔뜩 다운로드받았다. 끼니마다 먹은 음식의 칼로리를 기록하는 앱, 자전거를 타거나 등산을 하면 경로를 기록해주는 앱, 걸음 수를 계산해 주는 만보기 앱 등 난생처음 보는 앱들이 그녀의 스마트폰을 가득 채웠다. “가족들에게 ‘그만 먹어 다이어트 한다며’ ‘너 꼭 살 뺄 수 있어’라고 말해달라고 부탁해 봤는데도 불안하더라고요. 앱이 큰 도움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SNS에 사진만 올릴 수 있다면
금융회사에 근무하는 김 대리(32)는 요즘 만사에 의욕이 없다. 여름휴가에 맞춘 긴급 다이어트 때문이다. 고교 동창과 함께 여름휴가 때 필리핀에 가기로 한 것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호텔 수영장에서 비키니 수영복을 입고 사진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기로 한 것은 아무래도 무리수였다. 남은 시간은 두 달. 아침과 점심으로 선식을 싸서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동료들과 함께하는 점심 식사는 피하고 저녁 약속은 아예 안 잡는다.
하지만 후유증도 만만찮다. 늘 배가 고프다 보니 만사에 짜증이 나고 일에 의욕이 떨어져서다. 상사가 조금만 잔소리를 해도 짜증 지수는 10배. “일에 너무 지장을 주는 것 같아서 절충안을 고민 중이랍니다. 그래도 젊었을 때 한번 화보 같은 사진을 남기고 싶은데 쉽지 않네요.”
강현우/안정락/김은정/황정수/김대훈/김동현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