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섭 맥쿼리증권 한국대표 "하반기 코스피 2200 넘는다"
“올해 하반기 증시 고점은 현재보다 약 10~15% 상승한 지점에서 형성될 전망입니다.”

임태섭 맥쿼리증권 한국대표(사진)는 지난 23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하반기 증시가 최소 2200포인트는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환율이 안정돼 있는 데다 저금리 기조도 큰 변동이 없는 만큼 기업들의 실적에도 큰 악재가 없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임 대표는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겠지만 이미 거의 다 움직인 것 같다”며 “지난해 상반기 이후 변동폭이 컸던 만큼 앞으로는 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저금리 상황에서 수출 증가율도 가팔라지고 있다”며 “하반기 증시는 현재보다 최고 15% 높은 수준까지도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국 증시에 가장 큰 변수로 꼽히는 중국 경기도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그는 진단했다. 경기 둔화세가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없진 않지만, 3분기 정도엔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부양책을 펼칠 공산이 크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철강, 화학 등 국내 굴뚝산업도 기지개를 켤 것으로 내다봤다.

임 대표는 “미국 경기도 4분기까지 점진적으로 성장률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국내도 2분기에 내수가 멈칫했지만 6월 월드컵과 맞물려 소비 심리가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내 증권시장의 최대 관심사인 삼성그룹주에 대해서는 “승계 과정을 거치면서 지배구조가 보다 투명하게 정리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주사 전환을 위한 자사주 매입 등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배당을 늘리는 것도 필요하지만 성장기업이 증가하고 투자자도 훨씬 더 많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고 안정적이란 점에서 한국 증시는 매력적이지만 막상 들여다 보면 살 종목이 마땅치 않다는 게 문제라는 것이다. 특히 성장 가능성 있는 ‘허리 기업’들의 숫자가 절대적으로 적다고 했다.

벤처에서 시작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성장하는 ‘기업생태계’가 한층 탄탄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임 대표는 “국내는 인구가 정체되는 추세인 만큼 소비 증가도 갈수록 더뎌질 것”이라며 “유통 교육 의료 등의 서비스산업을 중심으로 해외 소비자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분야에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