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日롯데 부회장, 제과 10개월째 매집…롯데 지배구조 '교통정리' 덜 됐나
삼성에 이어 롯데그룹에도 그룹 지배구조 개편이 화두로 떠오를 모양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친형인 신동주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롯데제과의 주식을 10개월째 매수하고 있어서다. 롯데제과는 롯데쇼핑 등 그룹 핵심 계열사 지분을 보유, 그룹 지배구조의 ‘허브’ 역할을 하는 계열사로 꼽힌다.

◆신 부회장, 10개월째 지분 매집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 부회장은 최근 롯데제과 주식 560주를 사들였다. 매수액은 10억원 안팎으로 크지 않았지만 10개월째 반복적으로 엇비슷한 물량의 주식을 사모으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해 7월 3.48%였던 신 부회장의 지분율은 10개월 만에 3.85%로 높아져 신동빈 회장(5.34%)과의 격차가 1.49%포인트까지 줄었다.

전문가들은 신 회장이 지난해 6월 롯데쇼핑이 보유했던 롯데제과 지분을 매입해 지분율을 4.88%에서 5.34%로 갑자기 높였고, 신 부회장이 지분율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지분 매입에 나섰다고 보고 있다. 기존 지분율 격차가 1.40%포인트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분을 더 살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롯데그룹은 일본 사업은 장남인 신 부회장, 한국 사업은 차남인 신 회장이 나눠 맡는 방식으로 후계 구도가 정리돼 있지만 ‘교통정리’가 완전히 끝났다고 보기는 힘들다는 게 증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신 부회장이 이끄는 일본 롯데홀딩스가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호텔롯데의 지분 19.1%를 가지고 있어서다. 핵심 계열사 롯데쇼핑도 신 회장(지분율 13.46%)과 신 부회장(13.45%)의 지분이 엇비슷하다.

◆전문가들, “증시에는 호재”

증권 전문가들은 신 부회장이 지분을 사 모으고 있는 롯데제과와 그룹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에 주목하고 있다. 오너 형제 간 지분 차이가 크지 않아 추가 지분 매집이라는 호재가 있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올 들어 완만한 하향곡선을 그렸던 롯데제과와 롯데쇼핑의 주가는 5월 들어 상승세로 돌아섰다. 롯데제과의 주가는 8일(168만5000원)을 단기 저점으로 26일까지 4.68% 올랐다. 롯데쇼핑도 12일을 기점으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까지 상승 폭은 3.00%다.

독립리서치 올라FN의 강관우 대표는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92세의 고령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그룹 구조재편이 필요한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며 “지배구조가 주가를 결정하는 변수로 대두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이슈를 빼고 봐도 두 업체에 대한 전망은 긍정적이다. 롯데제과는 과자와 빙과류 가격 인상에 따른 영업이익 증가가 점쳐진다. 한국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2010년 10%대였던 영업이익률이 지난해 4.6%까지 떨어졌지만 올해는 5%대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