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세환 BS금융그룹 회장(왼쪽)과 정병근 크레페아인스 사장(오른쪽)이 26일 부산 남포동 크레이프 매장에서 ‘청년 희망가게’ 100호점 선정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은행 제공
성세환 BS금융그룹 회장(왼쪽)과 정병근 크레페아인스 사장(오른쪽)이 26일 부산 남포동 크레이프 매장에서 ‘청년 희망가게’ 100호점 선정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은행 제공
“은행의 지원 덕에 직원도 10명이 넘고 다음달이면 5호점도 냅니다.”

정병근 크레페아인스 사장(27)은 26일 ‘청년 희망가게’ 100호점에 선정된 기념 현판식을 연 뒤 “재미있는 일을 하고, 수입도 늘어 즐겁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청년 희망가게는 BS금융그룹 부산은행이 지역 청년들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한 사업으로 10개월 만에 100호점을 돌파하는 성과를 거뒀다.

청년희망가게, 지역경제 '효자'로…부산은행 자금지원 10개월 만에 100호점…일자리 창출 큰 역할
이번에 100호점을 낸 정 사장은 성악 전공자로 독일 유학 중에 취미로 크레이프 제조를 배운 뒤 귀국해 지난해 부산 남포동에서 한 평(3.3㎡) 남짓한 작은 가게 문을 열었다. 프랑스 디저트인 크레이프는 얇은 팬케이크 형태로 밀가루 반죽을 얇게 만든 ‘도우’ 안에 부드러운 초콜릿을 녹여 바른 뒤 잼이나 과일을 섞어 돌돌 말은 음식이다.

사업 초기 시행착오로 어려웠지만 소문을 타고 찾는 손님이 늘어 매출도 증가했다. 하지만 운영자금 부족으로 고전했고 이때 부산은행에서 소상공인 저리 자금 3000만원을 빌려줘 위기를 모면할 수 있었다. 이어 사업이 안착하면서 3000만원을 추가 대출받아 2호점(광복동)을 냈고, 대출 없이 3호점(신창동)과 4호점(롯데백화점 부산점)을 잇따라 열었다. 정 사장은 “직원 10여명이 가게당 월 300만~600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며 “내달 1일 경남 김해지역 쇼핑몰에 5호점을 내는 등 점포 확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전국적으로 짝퉁 크레이프도 100곳 이상 생겨났을 정도”라고 했다.

‘청년 희망가게’ 65호점 ‘고로캣’을 운영하는 장영진 사장(35)도 부산은행에서 2000만원을 대출받아 중앙동에 가게를 운영하면서 매출이 늘고 있다. 장 사장은 “은행자금과 컨설팅 지원을 받아 가게를 중심가로 옮기고 아내와 함께 장사를 하면서 안정적인 가게 운영이 가능해져 월 500만원 이상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며 “이젠 손님 입맛을 끌 수 있는 새로운 맛에 도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부산은행 ‘청년 희망가게’가 10개월 만에 100호점을 개점하는 성과를 냈다. 새로 만든 일자리도 400개가 넘는다. 주요 창업업종은 음식점과 커피전문점, 제과점, 미용업 등이다. 청년 창업자의 노력과 부산은행의 자금대출, 컨설팅지원이 합쳐지면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 부산은행은 성공 가능성이 있는 청년 창업자에게 대출지원은 물론 세무 법률 등 컨설팅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또 전문업체를 통한 해충방제 지원과 거울 등 창업에 필요한 소품도 지원하고 있다.

부산은행이 애초 목표로 한 청년 희망가게 창업 점포 수는 100호점이었다. 하지만 지원성과가 좋은 데다 희망하는 청년 창업가들이 많아 향후 100개를 추가 선정해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사업성과가 우수할 경우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기로 했다. 성세환 BS금융그룹 회장은 “청년 희망가게 모두가 성공해 대한민국의 창업모델이 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