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피 바꾸는 쿠작백, 지미추로 만들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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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女成(여성 성공)시대 - '체인지백' 개발한 황희 세라인터내셔날 사장
미술유학 떠난 경영학도
패션·디자인에 꽂혀 창업
패턴변화 가능한 가방 특허
국내 생산·수작업 고집
백화점·홈쇼핑 입점 확대
미술유학 떠난 경영학도
패션·디자인에 꽂혀 창업
패턴변화 가능한 가방 특허
국내 생산·수작업 고집
백화점·홈쇼핑 입점 확대
황희 세라인터내셔날 사장은 이화여대 경영학 석사를 마친 뒤 같은 대학에서 경영학 박사과정을 밟던 ‘교수 지망생’이었다. 새벽까지 공부하며 열심히 살았지만 재미를 느끼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것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학업을 중도에 포기하고 2003년 영국으로 떠났다.
유화를 좋아했던 그는 미술을 선택했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서 한 달간 살다시피 했고 ‘내가 좋아하는 가방을 캔버스 삼아 그림을 그리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 ‘독특한 작품’이라는 그의 잡화 브랜드 ‘쿠작’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한국의 지미추’ 만들겠다
황 사장은 당시 영국에서 미술대학 정규과정에 들어가지 않고 학원에 다니며 자유롭게 공부했다. 다양한 외국 브랜드의 패션과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한국으로 돌아온 뒤 2006년 해외 브랜드 제품을 들여와 파는 무역회사 ‘심플리라이프’를 차렸다.
그에게 특별하게 다가온 브랜드는 ‘지미추’였다. 지미추는 영국의 작은 구두 공방에서 시작해 글로벌 명품으로 성장한 브랜드다.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빈의 구두를 만들던 지미 추가 내놓은 럭셔리 패션 브랜드다. 황 사장은 “여러 브랜드에 대해 공부하면서 국산 브랜드를 만들어보자. 한국의 명품을 키워보자고 다짐했다”며 “장인들의 수작업을 고집하는 ‘한국의 지미추’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체인지백’으로 발명 특허
황 사장은 종이에 그린 가방을 들고 다니며 원단 공장, 금형 공장, 가죽 공장을 발로 뛰어다녔다. “외피를 갈아 끼우는 실용적인 핸드백을 만들자고 했더니 처음엔 공장 사장님들이 다 ‘그건 머릿속 생각’이라며 불가능하다고 말했어요.”
그는 굴하지 않고 수백번 보완해 생산원가 150만원을 들여 첫 샘플을 만들었다. 가방 손잡이를 떼낸 뒤 겉면에 다른 가죽을 끼우는 체인지백은 손잡이와 가방 겉면의 색상과 패턴 등을 바꿀 수 있다. 덧대는 외피를 한쪽은 가죽으로, 한쪽은 그림 등 프린트를 넣은 천으로 만들었다. ‘가방 위에 그림을 그리자’는 생각을 실현한 것이다.
황 사장은 2009년 체인지백에 대해 발명특허를 받았다. 가능성을 확인한 그는 2010년 1월 무역업체 심플리라이프를 접고 4월 세라인터내셔날을 새로 설립했다. 그해 10월 말 샘플을 들고 일본 ‘도쿄 국제 기프트쇼’에 참가해 1억원어치의 선주문을 받았다. 브랜드 이름은 쿠작으로 정했다.
◆홈쇼핑서 ‘대박’
세라인터내셔날은 2012년 갤러리아백화점 동백점에 매장을 내고 분당, 창원 등에 대리점을 열었다. 하지만 제품 수급이 제대로 안 되고 유통업체와 마찰까지 생겼다. 매장을 정리한 그는 중소기업 전문 홈쇼핑 채널인 ‘홈앤쇼핑’을 찾아갔다.
황 사장은 “외국 브랜드를 붙여 파는 다른 가방들이 12만~14만원대였는데 쿠작은 24만9000원에 판매했다”며 “두 번 방송에 나갔는데 3000여개나 팔렸다”고 말했다. 그는 “100% 국내 생산이고 30~40년 된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라인터내셔날은 올가을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매장을 내고 GS샵·롯데홈쇼핑에 방송을 내보낼 계획이다.
그는 “지난달 미국 유통업체에서 찾아와 2억원어치가량 가방을 주문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유럽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라인터내셔날은 올 들어 4월까지 1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연말까지는 해외판매를 포함해 50억원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황 사장은 “직원들에게 회사를 맡기고 이탈리아에 가서 디자인 공부를 하는 것이 꿈”이라며 “9명의 직원이 ‘내 회사’처럼 일하고 있기 때문에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가방처럼 구두와 속옷도 자신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고급스러우면서 섹시하고 동시에 편안한 구두와 속옷을 올해 하반기에 내놓을 겁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유화를 좋아했던 그는 미술을 선택했다.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서 한 달간 살다시피 했고 ‘내가 좋아하는 가방을 캔버스 삼아 그림을 그리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갖게 됐다. ‘독특한 작품’이라는 그의 잡화 브랜드 ‘쿠작’은 그렇게 만들어졌다.
◆‘한국의 지미추’ 만들겠다
황 사장은 당시 영국에서 미술대학 정규과정에 들어가지 않고 학원에 다니며 자유롭게 공부했다. 다양한 외국 브랜드의 패션과 디자인에 관심을 갖게 된 그는 한국으로 돌아온 뒤 2006년 해외 브랜드 제품을 들여와 파는 무역회사 ‘심플리라이프’를 차렸다.
그에게 특별하게 다가온 브랜드는 ‘지미추’였다. 지미추는 영국의 작은 구두 공방에서 시작해 글로벌 명품으로 성장한 브랜드다. 다이애나 전 영국 왕세자빈의 구두를 만들던 지미 추가 내놓은 럭셔리 패션 브랜드다. 황 사장은 “여러 브랜드에 대해 공부하면서 국산 브랜드를 만들어보자. 한국의 명품을 키워보자고 다짐했다”며 “장인들의 수작업을 고집하는 ‘한국의 지미추’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체인지백’으로 발명 특허
황 사장은 종이에 그린 가방을 들고 다니며 원단 공장, 금형 공장, 가죽 공장을 발로 뛰어다녔다. “외피를 갈아 끼우는 실용적인 핸드백을 만들자고 했더니 처음엔 공장 사장님들이 다 ‘그건 머릿속 생각’이라며 불가능하다고 말했어요.”
그는 굴하지 않고 수백번 보완해 생산원가 150만원을 들여 첫 샘플을 만들었다. 가방 손잡이를 떼낸 뒤 겉면에 다른 가죽을 끼우는 체인지백은 손잡이와 가방 겉면의 색상과 패턴 등을 바꿀 수 있다. 덧대는 외피를 한쪽은 가죽으로, 한쪽은 그림 등 프린트를 넣은 천으로 만들었다. ‘가방 위에 그림을 그리자’는 생각을 실현한 것이다.
황 사장은 2009년 체인지백에 대해 발명특허를 받았다. 가능성을 확인한 그는 2010년 1월 무역업체 심플리라이프를 접고 4월 세라인터내셔날을 새로 설립했다. 그해 10월 말 샘플을 들고 일본 ‘도쿄 국제 기프트쇼’에 참가해 1억원어치의 선주문을 받았다. 브랜드 이름은 쿠작으로 정했다.
◆홈쇼핑서 ‘대박’
세라인터내셔날은 2012년 갤러리아백화점 동백점에 매장을 내고 분당, 창원 등에 대리점을 열었다. 하지만 제품 수급이 제대로 안 되고 유통업체와 마찰까지 생겼다. 매장을 정리한 그는 중소기업 전문 홈쇼핑 채널인 ‘홈앤쇼핑’을 찾아갔다.
황 사장은 “외국 브랜드를 붙여 파는 다른 가방들이 12만~14만원대였는데 쿠작은 24만9000원에 판매했다”며 “두 번 방송에 나갔는데 3000여개나 팔렸다”고 말했다. 그는 “100% 국내 생산이고 30~40년 된 장인들이 수작업으로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라인터내셔날은 올가을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매장을 내고 GS샵·롯데홈쇼핑에 방송을 내보낼 계획이다.
그는 “지난달 미국 유통업체에서 찾아와 2억원어치가량 가방을 주문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유럽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세라인터내셔날은 올 들어 4월까지 1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연말까지는 해외판매를 포함해 50억원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황 사장은 “직원들에게 회사를 맡기고 이탈리아에 가서 디자인 공부를 하는 것이 꿈”이라며 “9명의 직원이 ‘내 회사’처럼 일하고 있기 때문에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가방처럼 구두와 속옷도 자신의 정체성을 보여줄 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고급스러우면서 섹시하고 동시에 편안한 구두와 속옷을 올해 하반기에 내놓을 겁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