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예금도 짧게 굴린다
저금리시대가 장기화되면서 은행 정기예금조차 1년 미만으로 짧게 굴리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 덕분에 올 들어 정기예금은 11조원 이상 증가했다.

26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555조1871억원으로 작년 말(544조862억원)보다 11조1009억원 늘었다. 작년 한 해 동안 정기예금은 12조3524억원 감소했다. 작년 감소분을 올 들어 4개월 만에 거의 회복한 셈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1년 이상 예금금리와 1년 미만 예금금리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며 “마땅한 투자 대상이 없는 상황인 데다 조만간 금리가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보니 1년 미만 정기예금에 일단 돈을 예치해 두자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기 1년인 은행 정기예금의 평균 금리는 작년 10월 연 2.76%에서 올 3월엔 2.72%로 0.04%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6개월 미만 금리는 연 2.44%로 변동이 없었다. 금리 차이는 0.32%포인트에서 0.28%포인트로 좁혀졌다.

이런 영향으로 전체 정기예금에서 1년 미만 예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3월 23.3%에서 올 3월에는 25.4%로 2.1%포인트 높아졌다.

이 기간에 1년 미만 정기예금은 12조원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1년 이상 장기로 돈을 예치해 목돈을 불리는 성격을 가진 정기예금조차 단기화하고 있는 것이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