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의 제약사 인수 시도는 지난해 7월 타계한 창업자 최수부 회장의 1주기와 맞물려 이목이 쏠리고 있다. 부친의 갑작스러운 별세로 대표이사 겸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최 사장은 지난해 연말 정기인사에서 부친과 사업을 함께 꾸려온 임원들을 그대로 끌어안으며 내실을 다지는 데 힘을 쏟았다.
지난해 광동제약 매출은 창사 이래 최대인 4683억원을 기록했다. 부친이 생전에 삼다수 영업권을 확보해놓은 덕분이었다.
이번 드림파마 인수전은 아버지로부터 회사를 물려받은 최 사장의 첫 시험대라 할 수 있다. 최 사장은 지난해 말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2020년 매출 1조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광동제약의 매출과 성장률을 감안하면 인수합병(M&A) 없이 자체 동력만으로 이 목표를 달성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회사 안팎의 얘기다.
매물로 나온 드림파마 제약부문의 매출이 전체 회사 매출의 25%까지 떨어진 광동제약의 취약점을 보완해줄 수 있기 때문에 최 사장으로서는 관심이 클 수밖에 없다.
연 매출 1000억원 안팎의 드림파마 인수 시 광동제약의 올해 매출은 6000억원 수준으로 늘어 단숨에 제약업계 5~6위권까지 도약할 수 있다.
오는 6월 최종 사업자 선정 직후 최 회장의 1주기를 맞는 점도 눈길을 끈다. 가난 때문에 초등학교마저 중퇴해야 했던 최 전 회장은 서울대 경영학과와 게이오대 경영학 석사를 마친 외아들인 최 사장에 대한 애정이 각별했다.
최 사장도 매일 아침 부친 영정에 문안드리는 것으로 일과를 시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경영권을 물려받은 최 사장의 사실상 첫 외부 행보라는 점 때문에 업계에서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