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쌓고 기회 엿보는 개미들
코스피지수가 2주일 가까이 2000선 언저리를 지켜내자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로 발길을 돌리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개인 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을 중심으로 거래액이 바닥을 다지는 모습이다.

2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3월21일 13조3461억원으로 올 최저치를 기록한 뒤 꾸준히 늘어 이달 26일 현재 14조7991억원으로 불어났다. 두 달여 만에 10.9% 증가했다. 예탁금은 주식을 사기 위해 개인 투자자들이 증권계좌에 예치하는 대기 자금으로, 개미들의 투자자금 추이를 예측해볼 수 있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나 기관들의 자금을 뺀 순수한 개인 예탁금만 봐도 뚜렷한 증가세를 확인할 수 있다”며 “글로벌 경제가 안정을 찾고 내수 경기 역시 바닥을 쳤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개인들이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증권사에서 빌리는 ‘신용공여 잔액’도 꾸준히 늘고 있다. 신용 잔액은 이달 들어 4조9000억원 선으로, 작년 5월 말(4조9700억원) 이후 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박인금 신영증권 연구원은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주식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하루 평균 거래액도 완만하지만 회복세다. 거래소 분석 결과, 지난 4월 코스닥시장 하루 평균 거래액은 2조691억원으로 11개월 만에 2조원대로 올라섰다.

조재길/김동욱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