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평TPC·젠스필드 등 경매 줄이어
전국에서 골프장 경매가 줄을 잇고 있다. 수도권에 자리잡은 명문골프장부터 개발 중단된 골프장까지 다양한 물건이 경매로 쏟아지고 있다.

27일 대법원과 경매전문 로펌인 법무법인 열린에 따르면 충북 음성군 삼성면 용대리 젠스필드CC(18홀)가 다음달 9일 충주지방법원에서 경매된다. 올 들어 정규홀 골프장이 경매로 나온 것은 제주CC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경매대상은 골프장 부지 100만9249㎡와 클럽하우스 그늘집 등 건물 7316㎡다. 골프장 측이 원금과 이자를 갚지 못하자 골프장을 담보로 근저당을 설정했던 동부저축은행이 대출금 35억원을 회수하기 위해 경매를 신청했다. 감정가격은 1000억원이다.

지난 2월에는 제주도 1호 골프장인 제주CC(18홀)가 경매로 나왔다. 매각 대상은 골프장 부지 155만4329㎡와 클럽하우스 등 건물 4815㎡다. 감정가격은 817억원이다. 제주CC에 110억4000만원을 빌려 준 제주은행이 경매를 신청했다.

경기 양평군의 양평TPC골프장(27홀)은 28일 수원지방법원 여주지원에서 첫 경매된다. 클럽하우스와 스타트하우스 등으로 쓰이는 건물과 골프장 부지 등이 경매에 부쳐졌다. 감정가격은 1713억원으로 역대 골프장 경매 물건 중 가장 높다. 이 골프장은 수도권에서도 인지도가 높아 명문이란 평가를 받아왔다. 입회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자 회원들이 경매를 신청했다.

전북 익산시 춘포면 상떼힐CC 내 일부 건물과 부지도 작년 11월부터 경매 중이다. 토지 17만6000여㎡와 건물 522㎡가 경매 대상이다.

정규홀 골프장이 경매시장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은 작년부터다. 전남 순천 레이크힐스순천CC가 경매로, 경기 포천 가산노블리제CC가 공매로 나온 것을 신호탄으로 골프장 경·공매가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골프장 영업 전망이 어둡다 보니 응찰자는 선뜻 나서지 않는다. 올해 첫 번째 골프장 경매 물건으로 등장한 제주CC는 현재 반토막으로 떨어진 상태다. 두 번이나 유찰돼 감정가격의 49%인 400억원으로 최저응찰가격이 낮아졌다.

법무법인 열린의 정충진 변호사는 “분양에 실패하거나 입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한 골프장들이 영업난을 이기지 못하고 경매당하고 있다”며 “평소 골프장 경영에 관심이 있는 기업이라면 경매시장을 활용해 저렴하게 매입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공사가 중단된 골프장도 본격적으로 매물로 나오고 있다. 충북 충주시 노은면 수룡리에선 골프장 부지로 개발 중이던 토지 144만㎡가 경매 진행되고 있다. 개발업체인 애플트리컨트리클럽이 자금난에 처하자 돈을 빌려줬던 새람상호저축은행이 경매를 신청했다. 감정가격은 328억원이지만 여섯 번 유찰돼 최저응찰가격이 감정가격의 33%(107억원)로 떨어졌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