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LA다저스)이 27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서 7회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류현진(LA다저스)이 27일(한국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경기에서 7회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LA다저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4만여 관중이 숨을 죽였다. LA다저스 선수들은 안타를 치고도 하이파이브를 하지 않았다. 그들의 시선은 단 한 선수, 류현진(27·LA다저스)에게 집중됐다.

류현진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신시내티 레즈와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회까지 21명의 타자를 모두 아웃으로 잡아내며 ‘퍼펙트 게임’에 도전했다. 하지만 8회 선두타자 토트 프레이저에게 안타를 맞고 아쉽게 대기록을 놓쳤다. 류현진이 안타를 맞는 순간 관중석에선 탄식이 흘러나왔다.

퍼펙트 게임은 10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에서도 단 23차례만 나온 진기록이다. LA다저스에선 전설적인 투수 샌디 코펙스가 1965년 유일하게 달성했다. 국내 프로야구에선 단 한 차례도 없다. 류현진이 7회까지 퍼펙트로 막아내자 AP통신은 제목 앞에 ‘긴급(Urgent)’이라는 표현을 붙여 기사를 타전하기도 했다.

8회초 안타를 맞고 맥이 풀린 류현진은 연이어 안타 3개를 허용하고 1실점, 4-1로 앞선 1사 1, 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관중은 류현진에게 기립박수를 보냈다. 후속 투수 브라이언 윌슨이 승계주자 두 명에게 모두 홈을 허용하면서 류현진의 실점은 3점으로 늘었다. 마무리 투수 켄리 얀선이 위기를 넘기면서 류현진은 7.1이닝 7삼진 3실점 승리를 챙겼다. 올시즌 첫 홈경기 승리이자 시즌 5승째. 방어율은 3.10으로 약간 올랐다.

류현진은 이날 최고 시속 153㎞의 강속구를 던지며 최상의 컨디션을 보였다. 직구 평균 구속은 149㎞를 찍었다. 이전까지 류현진의 직구 평균 구속은 146㎞였다. 빠른 공에 이어 들어오는 116㎞의 느린 커브에 빅리거들의 방망이가 헛돌았다. 류현진은 이날 95개의 공 가운데 21개를 커브로 던졌다.

경기가 끝난 뒤 류현진은 “오늘 7회까지 투구는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후 최고였다”며 “제구, 스피드 등 모든 게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솔직히 말해 (퍼펙트 게임) 생각이 없지 않았다”며 “큰 기록은 운도 따라줘야 하는데 오늘은 운이 안 따라줬다고 스스로를 위로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7회 공격이 길어진 것이 류현진에게 문제가 됐다”며 “너무 오래 쉬는 바람에 리듬이 깨진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LA타임스는 “류현진이 믿기 어려운 위력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 퍼펙트 게임

야구 경기에서 선발 투수가 무안타, 무사사구(無四死球), 무실책으로 단 한 명의 타자도 진루시키지 않고 끝낸 게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1876년 이래 23차례밖에 나오지 않을 정도의 진기록이다. 한국 프로야구에선 아직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 노히트 노런

선발 투수가 상대 팀을 무안타, 무득점으로 막아 이긴 게임. 볼넷, 몸에 맞는 볼,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냈을 때도 적용된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