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서 북동쪽으로 6㎞가량 떨어진 ‘올드 스트리트’. 낡은 건물들뿐인 겉모습만 봐선 ‘혁신’ ‘창의’란 단어를 떠올리기 힘든 곳이다. 하지만 이곳엔 영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스타트업(창업 초기기업)의 산실 ‘테크시티(Tech City)’가 있다.

건물마다 20·30대 청년들이 만든 신생기업들로 넘쳐난다. 예비 창업가 수전 노블(25)은 “이 오래된 거리에서 매일 수십개의 혁신기업이 탄생한다”고 귀띔했다.

테크시티는 2010년 11월 영국 정부가 빈민가였던 이곳에 대규모로 투자해 만든 스타트업 전용단지다. 조성 3년6개월 만에 1400여개의 스타트업이 이곳에 둥지를 틀었다. 이곳을 포함한 영국 전역에선 자본금 한푼 없이도 기업을 설립할 수 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창업하기 힘든 나라’다. 창업할 때 내야 하는 행정 수수료만 350만원으로 미국의 4배, 뉴질랜드의 30배나 된다. 창업을 위해선 다섯 단계의 까다로운 행정절차도 거쳐야 한다.

런던=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