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최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내분과 관련,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 수뇌부 계좌까지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에 대한 특별검사에 착수한 뒤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 정병기 국민은행 감사위원, 국민은행 사외이사 전원에 대해 계좌조회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은 관련법에 따라 검사 과정에서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 해당 은행 등에 요청해 계좌조회를 할 수 있다.

사실상 금융 당국이 금융그룹과 은행 수뇌부의 계좌를 일괄 조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 국민은행 사태를 법규에 근거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금융 당국은 “검사 중인 사안이라 공개할 수 없으나 국민은행 사태와 관련해 리베이트 의혹을 포함해 모든 것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4일 이사회를 열어 현행 IBM 메인프레임 전산시스템을 유닉스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주 전산기 교체 방안을 의결한 바 있다. 이후 이건호 행장과 정병기 감사가 “결정 과정에 하자가 있다”며 문제 제기, 이달 19일 열린 이사회에서 감사보고서를 제출했으나 거부되자 금감원에 특검을 요청했다.

주 전산기 교체와 관련해 실제 업체와 계약하지 않아 리베이트 의혹이 사실일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의혹이 잇따르자 금감원이 KB 수뇌부 계좌까지 들여다보기로 한 것이다.

문제가 커지자 국민은행은 지난 23일 긴급이사회를 열었으나 사외이사들과 이행장 및 정 감사 사이에 입장 차이가 여전해 30일 이사회를 다시 개최할 예정이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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