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토토(체육진흥투표권발행사업) 수탁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웹케시컨소시엄(웹케시)이 협상자 지위를 박탈당할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연간 판매액 3조원에 이르는 스포츠토토 사업자 선정이 다시 혼란에 빠질 전망이다.

28일 한국경제신문이 입수한 문건에 따르면 사업주무기관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지난 27일 웹케시를 우선협상대상자에서 제외할 것을 서울지방조달청에 요청했다. 14일 웹케시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2주 만이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이 문건에서 “실사 결과 웹케시의 자금조달계획(3676억원)과 위탁운영비(3025억원) 산정 내용에 일관성이 없어 부적합하다”고 밝혔다. 조달청은 공단의 우선협상대상자 제외 요청과 관련한 의견을 30일까지 제출하라고 웹케시에 통보했다.

공단의 요청은 스포츠토토 사업자 선정 평가위원 30여명의 기술평가를 뒤엎는 결정이라 논란이 예상된다. 평가위원들은 2박3일간 외부 접촉이 차단된 곳에서 숙박하며 기술평가를 했다. 웹케시 관계자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우선협상대상자 결정에 대한 권한이 없다”며 “조달청에 요청서를 보낸 것 자체가 문제”라고 주장했다.

웹케시는 또 입찰 당시 자금조달계획과 위탁운영비 산정이 달라질 수 있다는 내용을 제안서에 미리 명시했다고 밝혔다. 다른 입찰자들도 제안서와 실제 입찰 수수료율을 다르게 제시했으며, 문서들의 제출 시점이 달라 내용에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웹케시 관계자는 “법무법인에 의뢰한 결과 웹케시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에서 제외될 이유가 없다는 의견을 받았다”며 “조달청이 공단의 의견을 받아들여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박탈한다면 행정소송 등을 통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관계자는 “문제를 짚고 넘어가자는 차원에서 조달청에 판단 요청을 한 것뿐”이라고 말했다.

스포츠토토 고용 승계와 관련해서도 웹케시는 이날 공단 측 요구사항을 받아들여 기존보다 40여명이 늘어난 215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웹케시컨소시엄의 까다로운 고용 승계 문제가 논란이 돼왔다.

한편 스포츠토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과정에선 입찰사가 사전에 평가위원과 접촉해 로비를 시도한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심사가 중단돼 12일로 예정됐던 발표가 14일로 연기됐다.

웹케시는 1999년 7월 설립된 금융 소프트웨어 전문 업체로 기업은행, 중소기업중앙회, 대보정보통신, 알톤스포츠, K-파트너스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번 입찰에 참여했다.

웹케시컨소시엄이 국민체육진흥공단과의 최종 협상을 통과할 경우 오는 7월3일부터 2019년 6월30일까지 5년간 연간 판매액 3조원 규모의 체육진흥투표권 수탁사업 운영권을 갖게 된다.

■ 스포츠토토

2001 년 국내에 첫선을 보인 체육진흥투표권(체육복표)의 명칭이다. 축구, 농구, 야구 등 경기 결과를 예측하고 결과에 따라 순위별로 환급금을 받는다. 초대 사업자는 한국타이거풀스다. 2003년 오리온이 제2기 수탁사업자로 선정돼 사업을 맡아왔지만 대형 비리가 터지면서 사업권을 박탈당했다. 이후 웹케시컨소시엄이 팬택씨앤아이, 삼천리, 유진기업 등을 제치고 제3기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