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29일 오전 4시42분

[마켓인사이트] 함종호 신임 대표 "철저한 성과주의 도입해 적극적인 '안진 DNA'로 바꾼다"
6월1일 취임하는 함종호 딜로이트안진 신임 대표(54·사진)는 “강력한 성과주의를 도입해 안진의 문화를 보다 적극적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회계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선 정부가 감사 수수료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대표는 28일 취임에 앞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중장기 성장 방향은 고객과 인재들이 첫 번째로 선택하는 1등 회계법인(winning firm)이 되는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회계업계는 매출 기준으로 삼일PwC가 1위를 기록 중이며 딜로이트안진과 삼정KPMG가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그는 “안진에 대해 신사적이란 평가가 많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란 의미일 수 있다”며 “직원들이 좀 더 적극성을 갖도록 ‘안진DNA’를 바꿔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성과주의를 강력히 시행하겠다”고 그는 밝혔다.

함 대표는 현재 매출의 절반(49%)을 차지하는 감사 부문을 중장기적으로 35%까지 낮추고 세무, 재무자문, 컨설팅 등 비감사 부문을 키우겠다고 밝혔다.

대외적으로 한국의 회계 투명성이 낮게 평가되고 있는 것에 대해선, 회계감사를 공공재로 인정해야만 개선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회계감사는 남의 것을 빼앗아 와야 하는 ‘제로섬’ 시장이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수수료 덤핑이 일어나고, 인력과 시간이 제한돼 부실감사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감사 지정제 확대 △감사 수수료 산정 기준 마련 △감사 투입시간 가이드라인 제시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회계감사인에 대한 분식회계 처벌이 강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감사인에게만 화살을 돌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기업의 내부 통제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상태에선 사고가 계속 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함 대표는 1982년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84년에 회계사 업무를 시작, 딜로이트안진의 감사본부를 총괄하면서 업무최고책임자(COO) 역할도 맡아왔다. 이재술 대표는 자리에서 물러나되 딜로이트코리아 회장직은 유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수정/안대규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