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저금리 지속"…美 '캐리 트레이드' 급증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美 10년물 국채 금리 1년만에 최저 수준
고수익 좇는 구조화 채권·신흥국 투자 늘어
< '캐리 트레이드' : 달러 빌려 고수익상품 투자 >
고수익 좇는 구조화 채권·신흥국 투자 늘어
< '캐리 트레이드' : 달러 빌려 고수익상품 투자 >
선진국 국채 금리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경제 성장 속도가 빨라져 국채 금리가 오를 것이란 연초 예상과 달리 최근 각국의 국채 금리는 1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국채 가격 상승). 미국과 유럽,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국채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각국 중앙은행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는 것도 국채 금리를 낮추는 요인이다. 저금리가 계속되자 싸게 돈을 빌려 고위험·고수익 상품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도 빠르게 늘고 있다.
◆떨어진다던 국채 가격 왜 오르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29일(현지시간) 연 2.47%를 나타냈다. 전날 연 2.44%까지 떨어졌다가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작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도 작년 5월 이후 최저치인 연 1.2~1.3%대에 머물고 있다.
안전자산인 선진국 국채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은 부진한 경기 회복세 때문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1% 하락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2011년 1분기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률이다. 독일 연방노동청은 전날 독일의 5월 실업률이 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경기에 대한 우려로 미 중앙은행(Fed)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각국 중앙은행은 통화완화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ECB가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수급 여건도 국채 가격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미국의 재정적자 감소로 국채 발행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은행들은 자본건전성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국채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연초 국채 가격 하락에 베팅했던 펀드매니저들은 쇼트커버링(공매도한 채권을 다시 사들이는 것)에 나서기도 했다.
◆6년 만에 다시 늘어나는 캐리트레이드
저금리가 지속되자 투자자들은 싼 이자로 돈을 빌려 고위험·고수익 상품 투자에 나서고 있다. 마이클 하트넷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최고 투자전략가는 “일본식 저금리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데다 시장 변동성도 크게 줄어들면서 투자자들이 캐리 트레이드 외에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다른 투자 대안을 찾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캐리 트레이드를 활용한 구조화 채권 투자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원인 중 하나라는 점에서 6년 만에 당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은행이 신용도가 낮은 기업에 빌려준 대출자산을 묶어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은 지난 4월 미국에서만 123억달러어치가 발행됐다. 2007년 5월 이후 최대 규모다.
미국 등의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선진국으로 빠져나갔던 글로벌 투자자금도 다시 신흥국으로 몰리고 있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4~5월 신흥국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엔 132억달러가 몰렸다.
ECB는 최근 발간한 반기 금융시장 안정성 검토 보고서에서 “글로벌 고수익 추구가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ed도 하이일드 채권 등 고위험 상품의 거품을 경고하고 나섰다.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변동성이 커지면 투자자들이 고위험 상품에서 일시에 빠져나가며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제러미 시겔 “금리 곧 다시 오를 것”
한편 가치투자의 전도사 제러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 교수는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3%대를 회복하면 국채 가격은 결국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겔 교수는 “(1% 하락한) 1분기 GDP 증가율은 재앙이었지만 2분기 성장률은 3%를 넘을 것”이라며 “당장은 아니지만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1%포인트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떨어진다던 국채 가격 왜 오르나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29일(현지시간) 연 2.47%를 나타냈다. 전날 연 2.44%까지 떨어졌다가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작년 6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도 작년 5월 이후 최저치인 연 1.2~1.3%대에 머물고 있다.
안전자산인 선진국 국채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은 부진한 경기 회복세 때문이다. 미 상무부는 지난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1% 하락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2011년 1분기 이후 첫 마이너스 성장률이다. 독일 연방노동청은 전날 독일의 5월 실업률이 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경기에 대한 우려로 미 중앙은행(Fed)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각국 중앙은행은 통화완화정책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ECB가 6월 통화정책회의에서 추가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다.
수급 여건도 국채 가격 상승에 기여하고 있다. 미국의 재정적자 감소로 국채 발행량이 줄어든 상태에서 은행들은 자본건전성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국채 보유량을 늘리고 있다. 연초 국채 가격 하락에 베팅했던 펀드매니저들은 쇼트커버링(공매도한 채권을 다시 사들이는 것)에 나서기도 했다.
◆6년 만에 다시 늘어나는 캐리트레이드
저금리가 지속되자 투자자들은 싼 이자로 돈을 빌려 고위험·고수익 상품 투자에 나서고 있다. 마이클 하트넷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메릴린치 최고 투자전략가는 “일본식 저금리가 오랫동안 지속되는 데다 시장 변동성도 크게 줄어들면서 투자자들이 캐리 트레이드 외에 고수익을 낼 수 있는 다른 투자 대안을 찾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캐리 트레이드를 활용한 구조화 채권 투자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원인 중 하나라는 점에서 6년 만에 당시 상황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은행이 신용도가 낮은 기업에 빌려준 대출자산을 묶어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은 지난 4월 미국에서만 123억달러어치가 발행됐다. 2007년 5월 이후 최대 규모다.
미국 등의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에 선진국으로 빠져나갔던 글로벌 투자자금도 다시 신흥국으로 몰리고 있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4~5월 신흥국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엔 132억달러가 몰렸다.
ECB는 최근 발간한 반기 금융시장 안정성 검토 보고서에서 “글로벌 고수익 추구가 새로운 위협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ed도 하이일드 채권 등 고위험 상품의 거품을 경고하고 나섰다. 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서고 변동성이 커지면 투자자들이 고위험 상품에서 일시에 빠져나가며 금융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제러미 시겔 “금리 곧 다시 오를 것”
한편 가치투자의 전도사 제러미 시겔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 교수는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3%대를 회복하면 국채 가격은 결국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겔 교수는 “(1% 하락한) 1분기 GDP 증가율은 재앙이었지만 2분기 성장률은 3%를 넘을 것”이라며 “당장은 아니지만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연말이나 내년 초까지 1%포인트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